장성우(28·kt)가 스프링캠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풀타임 시즌을 치렀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 더욱 담금질에 나설 계획이다.
kt 선수단 일부는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 투싼으로 떠났다. '최고참' 이진영과 '캡틴' 박경수를 축으로 야수 8명, 투수 3명이 먼저 떠났다. 본진은 오는 29일 출국 예정. 고참 선수들 위주로 자비를 들여 먼저 몸 만들기에 나섰다.
포수 장성우도 이날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성우는 2015시즌 도중 롯데와 5-4 대형 트레이드로 kt에 합류했다. kt 유니폼을 입고 11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9리, 10홈런, 65타점. kt도 장성우 이적 후 117경기서 49승67패, 승률 4할2푼2리로 어느 정도 싸움을 펼쳤다. 장성우 이적 전 27경기 3승24패, 승률 1할1푼1리 시절과 천지차이.
그러나 장성우는 2016시즌을 통째로 걸렀다. 개인적인 일로 구설수에 올랐고, 법정에까지 섰다. 구단에서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자체적으로 내렸으나, 징계가 풀려도 1군 등록은 없었다.
2016년을 그렇게 허무하게 보낸 장성우. 그는 2017시즌 김진욱 감독 부임과 함께 다시 기회를 얻었다. 장성우는 2017년 풀타임 시즌을 치르며 118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3푼1리, 8홈런, 46타점을 기록했다. 1군 엔트리에는 꾸준히 등록됐으나 타석수는 348경기. 1년의 공백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이날 공항에서 만난 장성우는 '2018년은 다를 것이다'는 각오를 선보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 본진보다 일주일 먼저 출국한다.
▲ 롯데 시절은 물론 kt 이적 후에도 부산에서 몸을 만들었다. 올 겨울 처음으로 수원에서 운동했다. 그런데 너무 추웠다. 조금이라도 일찍 따뜻한 곳에서 몸을 만들고 싶었다.
- 2017년을 돌아본다면?
▲ 잘 될 거로 기대했는데 마음 같지 않았다. 한 시즌 풀타임 소화한 건 만족하지만 성적은 아쉽다. 구단과 감독님, 팬들의 기대치는 이보다 컸을 것이다.
- 김진욱 감독이 장성우의 체력 안배를 신경 썼는데.
▲ 정말 감사드린다. 복귀 후 어느 정도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삼성전(4월9일) 타석 도중 허리 통증을 느꼈다. 고질적인 디스크 때문이었다. 감독님께서는 엔트리에서 안 빼고 치료에 전념하게 해주셨다. 감독님이 내게 바라신 건 딱 하나, 건강이었다. 시즌 중에도 '허리는 어떻나'는 말씀만 하셨다.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1군 엔트리에서 두세 번 빠져도 이상하지 않은 시즌이었다.
- 말한 것처럼 허리 부상이 관건이다. 지금 상황은 어떤가?
▲ 사실 어릴 때부터 잔부상이 없이 튼튼한 편이었다. 다만, 허리 디스크가 문제였다. 스프링캠프에 일찍 출발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올 한 해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님과 함께 허리 관리에 신경 쓸 생각이다.
- 구단에서 장성우에게 바라는 기대치는 분명하다.
▲ 맞다. '10년을 이끌 투수'라고 불리는 박세웅과 트레이드 아니었나. 세웅이는 이제 '안경 에이스'라고 불리며, 롯데 대표 투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나는 못 미친다.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다. 그 기대에 보답할 차례다.
- 지난해 복귀했지만 팀은 3년 연속 최하위였다.
▲ 맞다. 마음이 정말 안 좋았다. 계속 지다보니 '올해는 안 되나'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더라. 사실 아마추어 때부터 이기는 데 익숙했다. 내가 롯데에 입단했을 때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이었다. 롯데가 한창 잘 나갈 때였다. 롯데가 조금 떨어지려 할 때, 경찰 야구단에 입단했다. kt 이적 후에도 어느 정도 싸움은 펼쳤다. 2017년은 야구하면서 가장 많이 진 시즌이다. 자극이 된다. 어딜 가도 '탈꼴찌' 얘기만 한다. 선수로서 자존심 상한다. 감독님이 말씀하신 5할 승률을 위해 선수들이 나설 차례다.
- 이제 포수 경쟁을 펼쳐야 한다.
▲ 맞다. 지난해 (이)해창이 형이 워낙 좋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굳이 주전 자리를 욕심낸다기 보다는,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감독님이 5할이라는 목표를 제시해주셨다. 목표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 5할에 매달리다보면 그 근처까지는 충분히 갈 것이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