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정현이 놀라운 테니스를 선보여 내 수준도 높아졌다."
정현(세계랭킹 58위, 한국체대)의 8강 상대 테니스 샌드그렌(97위, 미국)의 말이다. 정현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서 열린 2018 호주오픈 남자 단식 16강서 3시간 21분 혈투 끝에 전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14위, 세르비아)를 3-0(7-6(4), 7-5, 7-6(3))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정현은 한국 테니스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오른 주인공이 됐다. 앞서 이번 대회 정현을 비롯해 남자단식 이형택(2000, 2007 US오픈)과 여자단식 이덕희(1981 US오픈)가 그랜드슬램 16강에 진출한 적은 있었지만 8강에 오른 이는 정현이 최초다. 정현은 8강행 상금으로 44만 호주달러(약 3억 8000만 원)를 확보했다.
정현은 오는 24일 이번 대회 또 다른 돌풍의 주인공인 샌드그렌을 맞아 준결승행을 다툰다. 샌드그렌은 16강서 세계 5위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을 3-2로 잡는 이변을 연출했다.
정현과 샌드그렌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주 전 이미 격돌했었다. 정현은 지난 9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ASB클래식 1회전서 샌드그렌을 2-1(6-3, 5-7, 6-3)로 제압했다.
샌드그렌은 호주오픈 공식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서 "2주 전 정현과 뛰어봤는데 놀라운 테니스를 펼쳐 내 수준을 끌어 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경기였다"면서 "8강서 정현과 플레이하기에 완벽할 것"이라고 명승부를 예고했다.
그랜드슬램 첫 8강행의 꿈을 이룬 샌드그렌은 "믿을 수 없다. 꿈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며 "팀을 상대로 공격적으로 임한 게 결국 효과가 있었다"며 승인을 밝혔다.
한편, 정현이 샌드그렌을 꺾을 경우 준결승서 세계 2위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 결승까지 진출하면 세계 1위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격돌을 기대할 수 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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