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무비] "'응답' 엄마→신비 여인"…'천화' 이일화의 슬기로운 변신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8.01.23 10: 31

'응답하라' 시리즈의 푸근한 엄마 이일화는 영화 '천화'에 없다. 누구의 엄마도 아닌, 아름답고 신비한 여인 이일화만이 '천화'에 있다.
배우 이일화를 떠올릴 때면 '응답하라' 시리즈 성동일의 아내이자, '개딸' 정은지-고아라-혜리의 엄마 이일화가 자연스레 겹쳐진다. 정 많고, 푸근해 남의 자식들도 내 자식들처럼 거두는 엄마. 손이 커 매일 잔치 음식처럼 상다리가 부러지게 밥을 차리고, 아끼고 또 아껴도 나아지지 않는 살림살이에 눈물도 짓지만, 늘 다정한 '엄마' 이일화의 모습은 우리에게 친근하기만 하다. 
그러나 개봉을 앞둔 영화 '천화'(민병국 감독)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낯선 이일화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다.

한 치매 노인의 인생을 바라보는 여인과 그녀 곁에 선 한 남자의 관계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천화'에서 이일화는 미스터리한 여인 윤정 역을 맡았다. 윤정은 제주도에 정착해 살아가는 신비롭고 매혹적인 여인으로, 서귀포의 한 요양원에서 기묘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치매 노인 문호(하용수)를 지켜보는 인물이다. 
개봉에 앞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천화'는 파격적인 이일화의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일화는 목욕신 등 '파격'이라 칭할 수 있는 다소 높은 수위의 장면까지 완벽히 소화해내며 엄마가 아닌 고혹적인 여인의 옷을 입었다. '미스터리한 여인'이라는 설정에 딱 맞는 비주얼과 섬세한 결을 살린 이일화의 감정 연기는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이일화는 '천화'에 대해 "따뜻하고 신비로운 기억으로 남겨지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며 "사실 윤정 역은 나이가 20대 후반으로 설정돼 있었는데, 30대 후반으로 바뀌게 돼 내가 출연하게 됐다. 23년 만에 꿈같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노출신, 흡연신 등이 있었는데 처음엔 솔직히 수위가 고민도 되고 걱정도 컸다. 걱정이 되서 감독님께 부탁도 드리고 논의도 하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까지 걱정했나 싶다"고 웃었다. 
이일화는 연기에 대한 갈증을 조금이나마 '천화'로 풀어냈다고. '천화'로 물꼬를 튼 연기에 대한 열정을 자유롭게 뿜어내고 싶다는 것이 이일화의 각오다. 이일화는 "다양한 역할에 대한 갈증이 컸다"고 그간의 연기 고민을 토로하며 "'천화'를 계기로 앞으로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다양한 느낌의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엄마가 아닌 여자 이일화, '천화'로 확인해야 할 배우 이일화의 가치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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