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22, 세계랭킹 58위, 한국체대)의 완승은 외신에도 큰 충격을 줬다.
정현은 지난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서 열린 2018 호주오픈 남자 단식 16강서 3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노박 조코비치(14위, 세르비아)를 3-0(7-6(4), 7-5, 7-6(3))으로 완파했다.
여러 언론에서 정현의 승리를 대서특필했다. 조코비치는 그랜드슬램 통산 237승 39패로 12회 우승, 호주오픈 남자단식 최다 우승(6회) 등의 기록을 보유한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선수다.
미국 '데드스핀'은 23일 정현의 승리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그들은 정현에 대해서 '마지막 살아남은 도전다(The Last Kid Standing)'라고 불렀다. 이어 정현이 앞서 3회전서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잡은 사실을 언급했다.
데드스핀은 "현 테니스 계 No.1 유망주인 즈베레프는 훨씬 낮은 랭킹의 선수를 상대로 승리하기 위해서 고전했다. 정현은 즈베레프보다 불과 11개월 먼저 태어났을 뿐이다"며 "정현의 이야기는 제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7년 클레이 코트에서 열린 나달과 맞대결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정현을 높게 평가했다.
데드스핀은 "지난 시즌 정현도 니시코리 게이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을 펼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즈베레프는 5번의 우승을 기록했다. ATP가 유망주들을 위해 연 ATP 'Next Generation' 대회에도 참석하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격차에도 두 사람의 대결은 정현의 완성으로 끝났다. 흥분한 즈베레프는 코트에 라켓을 던지기도 했다"고 흥미를 자극했다.
데드스핀은 "정현이 경기장서 보여준 지치지 않는 모습은 놀라웠다. 그의 체력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정현은 축구장에서 빌린 것으로 보이는 튼튼한 하체로 코트에서 날뛰었다"고 극찬을 보냈다.
이번 대회 조코비치는 부상 이후 6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다. 그의 몸 상태를 고려해도 메이저 대회에서 테니스계 BIG 3(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조코비치)가 신인에게 패배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
데드스핀은 "조코비치의 부상 영향도 있긴 했지만 정현은 그를 숨 쉴 틈도 없이 괴롭혔다. 기가 막힌 다운 더 라인과 백핸드를 보라. 조코비치의 신음을 들으면 부상을 떠나서 강력하고 포기할 줄 모르는 상대와 만났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현이 8강에서 테니스 샌드그렌(97위, 미국)을 만난다. 만약 그를 꺾고 다음 라운드에 오르면 준결승서 세계 2위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결승까지 진출하면 세계 1위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맞닥뜨릴 수 있다.
데드스핀은 "정현의 미래는 긍정적이다. 그는 비슷한 연령대 선수들인 즈베레프와 닉 키르기오스(호주, 17위)보다 먼저 그랜드 슬램 4강을 눈 앞에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 후 정현의 발언으로 보면 그는 이번 대회 자신의 성적에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경기력을 생각하면, 더욱 멀리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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