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故전태수가 세상과 영원한 작별을 했다. 너무 일찍 꺾어진 아름다운 청춘. 끝까지 연기를 하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되지 못했던 그의 짧은 인생은 보는 이들을 안타까게 만든다.
고 전태수의 발인식이 오늘 진행됐다. 향년 34세. 고인의 누나인 배우 하지원과 가족, 그리고 지인들의 마지막 인사 속 그는 영면에 든다.
고인에 대한 비보는 지난 21일 전해졌다. 소속사 해와달엔터테인먼트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고인은 평소 우울증 증세로 꾸준히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호전되어 최근까지도 연기자로서의 복귀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던 중이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족들과 지인들 모두 비통함 속에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 대중에게는 어느 덧 잊혀진 이름이 됐던 전태수. 그는 2007년 연기자로 데뷔했다. SBS '왕과 나'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다가 KBS 2TV 성균관 스캔들’에서 악역을 맡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원 동생'이란 꼬리표가 숙명처럼 달릴 것이었지만, 그의 날렵하면서도 카리스마있는 외모와 안정된 연기력은 누구의 동생이 아닌 '배우 전태수'를 주목하게 만들었다. '하지원 동생'이 아닌 연기자 전태수로 기억될 가능성이 충분했던 것이다.
그는 확실히 재능있는 연기자이자 예민한 감각의 예술가이기도 했다. 술 한잔에 자신의 이야기를 해맑게 꺼내보이기도 하는 그였지만 섬세한 내면에는 많은 생각과 고뇌가 있었다. 순수함이 넘치던 외양 뒤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고인이다.
음주에 기댄 날도 많았다. 2010년 ‘몽땅 내 사랑’ 당시 음주 사고로 자진 하차하게 됐다. 자신의 이름을 알려가던 중 발생한 사고였기에 질책도 아쉬움도 많았다. 이후 자숙 기간을 갖다가 활동을 재개 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그래도 3년여 만에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을 통해 복귀했고, 2014년 ‘제왕의 딸 수백향’을 유작으로 남겼다.
그러다가 2016년 1월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뜬 것이 전태수에게는 더욱 큰 고통이 됐다는 전언. 평소 앓고 있던 우울증이 심해졌고, 복귀 의지를 드러내는 순간 순간에도 지인들을 걱정하게 만드는 신호를 보냈다는 전언이다. 너무나 연기를 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시간이 길어졌다. 하늘에서는 못다한 연기 열정을 마음껏 펼치기를.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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