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경력 합만 207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니어벤져스' 배우들이 영화 '비밥바룰라'로 뭉쳤다.
영화 '비밥바룰라'는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네 아버지들이 가슴 속에 담아둔 각자의 버킷리스트를 실현하기 위해 나서는 리얼 욜로 라이프를 그린 휴먼 코미디. 평범한 이웃들이 만들어내는 유쾌한 웃음과 가슴을 울리는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이 이 겨울 극장가에서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서는 영화 '비밥바룰라'의 공동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인터뷰에는 박인환, 신구, 윤덕용, 임현식이 참석했다.
최근 영화계에서는 중견 배우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지난해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로 나문희가 데뷔 56년 만에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맹활약을 펼친 것에 이어, 박인환, 신구, 임현식, 윤덕용 등 연기경력만 합쳐 무려 207년인 시니어 배우들이 주연으로 나선 '비밥바룰라'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야말로 '시니어벤져스'의 맹활약이 돋보이는 충무로다.
이에 대해 신구는 "같이 모여서 찍으니까 재미도 있었고, 행복하게 촬영 했다. 우리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며 "우리 연배 배우들이 많이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현식은 "시대가 좋은 쪽으로 발전하고, 우리 나라가 잘 발달해서 그런지 나이가 일흔이 넘었어도 늙은 것 같지 않다. 우리 중학교 시절이나 이럴 때에는 먹고 싶은 거 못 먹고 갖고 싶은 거 못 가지기도 했는데, 오히려 그 시절이 그립고 동창들이라도 만나면 다들 그 시절을 생각한다"며 "이제까지 노인 영화를 본 적이 없다. '비밥바룰라'가 그 출발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긴 하다. 노인 영화를 이왕 만들 거면 멋있게 했으면 좋겠다. 속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박인환은 "우리 영화 관객 층이 젊으니까 충격적이거나 자극적이거나 러브 스토리라거나, 이런 젊은 층이 좋아하는 소재를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 같은 노인들은 아버지, 할아버지 같은 역할을 많이 맡았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 사회에 노인들이 많아졌다. 노인 문제가 우리 사회에 중심적인 일로 다가온 것 같다. 영화의 소재로도 노인들의 이야기가 앞으로도 더 많이 그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참여하는 입장에서 더 재밌고, 맛도 나고 이런 작품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베테랑 배우지만 연기 앞에서는 늘 초심을 다짐한다.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 쉬운 일임을 알고 있기에 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늘 노력한다는 것이 이들의 전언.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대한민국 대표 베테랑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 열정에 절로 고개가 숙여질 수밖에 없다.
신구는 "우리가 작품을 따질 수는 없다. 건강이나 시간이 허락한다면 출연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고, 박인환은 "나이 든 사람이 작품을 골라서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기회가 젊은 아이들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닐 수 있으니까 놓치고 싶지 않다. 영화는 특히 더 자주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재가 엉터리가 아닌 다음에는, '어느 정도 상황이 되니까 제작을 하겠지. 베스트는 아니더라도 60점은 되니까 제작이 들어가겠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출연을 결심하게 된다"며 "대사 몇 마디, 이런 걸 전혀 따지지 않는다. 그냥 열심히 연기할 뿐"이라고 말했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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