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싫고 귀찮다고 해도 아버지는 역시 아버지였다. 자식 이야기에 걱정스러운 마음을 내비치는 천호진에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뭉클해졌다.
지난 21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40회에서 서태수(천호진 분)는 서지안(신혜선 분)에 이어 자신을 찾아온 양미정(김혜옥 분)과 서지태(이태성 분)에게 역정을 냈다.
죽을 때가 됐다고 하니까 억지로 신경 쓰는 척 하는 가족들이 못마땅하다는 것. 그는 "죽어가면서 귀찮게 안하려고 따로 나와 있는거다"라며 "나도 너네 싫다. 다 귀찮다. 본인들 마음 편하려고 나 귀찮게 하지 말고 다시는 오지 마라"라고 화를 냈다.
서태수는 자신이 '위암'에 걸렸다고 생각해 집을 나와 자신의 아버지가 살던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간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며 생을 마감할 생각. 하지만 그의 병명은 '상상암'. 죽고 싶다는 생각에 마치 '상상임신'처럼 암을 상상하고 있다는 것.
이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은 지난 날을 반성하며 서태수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조금씩 그에게 다가서고 있는 상황이다. 서태수는 서랍장을 만들어 온 서지안에게도 그만 오라고 화를 냈다. 하지만 돌아가는 길이 너무 어둡다고 하는 딸을 그냥 보낼 수 없는 아버지였다. 그는 손전등을 직접 들고 딸과 함께 길을 걸었다.
서지안은 아무렇지 않게 서지수(서은수 분)와 서지호(신현수 분)의 근황을 전했다. 서지안은 "지수는 복도 없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해성그룹 딸이라서 안 될 수 있다. 지호는 500만원을 날렸다. 프렌차이저 사기에 걸려서 가계약금을 날렸다"라고 말했다.
이에 서태수는 깜짝 놀라며 서지호 걱정을 했고, 서지수의 마음도 달래주라고 당부했다. 긴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의 얼굴엔 걱정스러움이 한가득 묻어났다. 스스로는 다 싫고 귀찮다고 말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식들 일에 마음이 기우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서로의 상처는 알았으니, 이제 치유하는 일만 남았다. 서지안을 비롯한 가족들의 변화된 모습이 서태수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또 서태수는 또 얼마나 뭉클한 아버지의 진심을 전하게 될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황금빛 내 인생'이다. /parkjy@osen.co.kr
[사진] '황금빛 내 인생'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