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경쟁이 이대로 싱겁게 끝날 분위기다.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6강 윤곽이 드러났다. DB(27승 9패)를 단독선두로 두고 KCC(25승 11패), SK(24승 12패), 현대모비스(22승 14패), KGC인삼공사(21승 15패), 전자랜드(20승 17패)가 6강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팀들이 정규리그 우승경쟁, 2위 경쟁, 4강 경쟁 등을 남겨두고 있지만 6강은 고착화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7위 삼성(15승 21패), 8위 LG(11승 25패), 9위 오리온(10승 26패), 10위 kt(5승 31패) 중 삼성을 제외하면 사실상 6강에서 이미 탈락했다고 봐야한다. 그나마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복귀한 삼성이 전자랜드와 해볼만하다고는 하지만 이미 4.5경기 차이가 난다. 남은 경기가 18경기 정도에 불과한 것을 고려한다면 극복하기 쉽지 않은 경기 수다. 남은 두 번의 맞대결에서 삼성이 전자랜드를 모두 이겨도 자력으로는 불가능하다. 다른 팀들이 잡아줘야 한다.
21일 펼쳐진 세 경기서도 상위팀이 하위팀을 쉽게 잡는 이변 없는 모습이 연출됐다. 현대모비스는 LG를 82-66으로 대파했다. 5연패에 빠진 LG는 그나마 잘해주던 에릭 와이즈까지 다치는 바람에 답이 없는 상황이다.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질 요소가 거의 없다.
오리온은 kt를 86-79로 잡았다. 6강 경쟁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그들만의 꼴찌싸움이었다. 이날 승리로 오리온은 사실상 탈꼴찌를 했다. kt는 양홍석이 19점을 해주면서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부상했다는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조쉬 셀비가 빠진 전자랜드는 SK에게 84-88로 무너졌다. 가뜩이나 전력이 열세인 전자랜드다. SK 수비진을 혼자 흔들 수 있는 셀비의 공백은 컸다. 신인 김낙현이 9득점, 4어시스트로 깜짝 활약을 해준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현재 상태라면 전자랜드가 꾸역꾸역 6강은 갈 모양새다. 하지만 상위권 5팀 중 전자랜드가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상대는 없다. 전자랜드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해 ‘6강이 한계가 아니냐?’는 뼈아픈 지적을 들을 수 있다.
상위권 경쟁은 여느 때보다 훨씬 치열하지만, 하위권 팀들의 분발이 없다. 프로농구의 재미를 위해서는 ‘고춧가루 부대’의 등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학생=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