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한마당이었다.
21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서 열린 '2017-2018 도드람 V-리그 올스타전'에서 K-스타팀(남자부 현대캐피탈·한국전력·우리카드, 여자부 IBK기업은행·KGC인삼공사·GS칼텍스)과 V-스타팀(남자부 삼성화재·대한항공·KB손해보험·OK저축은행, 여자부 한국도로공사·현대건설·흥국생명)이 맞대결을 펼쳤다. 세트 스코어 2-2(13-15, 15-14, 11-15, 15-8) 동률. 그러나 승리는 K-스타 차지로 돌아갔다. 양 팀이 2세트씩 나눠가졌으나 득실에서 54-52로 K-스타가 앞섰다.
V-리그 올스타전은 지난해까지 2시즌 연속 현대캐피탈 홈구장인 '배구도시' 천안 유관순체육관서 열렸다. 그러나 올해는 KB손해보험의 연고 이전 원년을 맞아 의정부 실내체육관으로 무대를 옮겼다.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1월 11일 실시된 티켓 예매는 시작 10분 만에 매진됐다. 역대 올스타전 최단 시간이었다. KOVO는 예매분 4200여장 외에도 현장 판매분 500여장을 추가 준비했으나 이 역시 동났다.
올스타전 본 경기는 로컬룰로 여자부 2세트, 남자부 2세트 총 4세트(세트별 15점)로 진행하며, 총점으로 우승팀을 정한다. 외인 선수 출전에 제한이 없고 리베로들의 공격도 가능했다. 경기 중에는 코트 한편에서 카리스마 넘쳤던 사령탑들의 변신도 눈요기였다. 경기 감독관, 비디오 판독관 등으로 나섰다.
1세트는 V-스타의 차지였다. 이다영-재영 자매의 댄스가 주를 이룬 세트였다. 이다영은 연이어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킨 뒤 황택의와 이도희 감독, 신진식 감독과 차례로 커플 댄스를 췄다. 마치 '커플댄스 도장깨기'에 나선 듯한 모습이었다. 이다영은 1세트 서브 에이스 2개 포함 4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2세트는 K-스타가 챙겼다. 2세트의 화두는 듀크였다. 듀크는 득점을 성공시킨 뒤 이정철 감독을 코트로 불러냈다. 이어 블루스를 추며 분위기를 달궜다. 이정철 감독은 숨겨뒀던 '댄스 본능'을 마음껏 과시했다.
남자부 경기로 바뀐 3세트는 감동의 향연이었다. 세트 초반, 경기가 멈추고 영상이 재생됐다. 바로 K-스타와 V-스타의 사령탑 최태웅-신진식의 현역 시절 영상이었다. 이들은 직접 코트로 나와 환상의 세트 플레이를 재현했다. 신영석의 강서브가 날아왔지만 신진식 감독은 이를 깔끔히 리시브했다. 이어 최태웅 감독의 토스를 받아 밀어넣기 득점. 이들은 진한 포옹으로 여운을 남겼다.
감동의 3세트 마침표는 의외의 일반 팬이 찍었다. V-스타가 14-10으로 앞선 상황, K-스타 파다르가 서브권을 가졌다. 이때 파다르는 광고판을 넘어 관중석 상단까지 올라갔다. 이윽고 그는 중년 부부 옆으로 다가갔다. 남편을 밀어내고 아내 옆에 앉은 파다르. 남편에게 서브하고 오라는 손짓을 보냈다. 파다르는 아내 옆에 앉아 하트 세리머니를 날리는 등 재치를 뽐냈다.
반전은 여기서부터였다. 남편이 파다르 대신 서브에 나섰고, 이를 에이스로 연결시킨 것. V-스타의 세트 포인트가 또 한 번 이어졌다. 두 번째 시도에서 실패하며 세트는 V-스타의 차지로 돌아갔다. 그러나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든 장면이었다.
4세트에는 심판이 코트에 투입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반대급부로 유광우가 선심으로 변신했다. 오심 논란이 벌어질 때면, 핏대를 세워가며 싸우지만 이날만큼은 축제의 일부였다. 4세트는 다소 싱거운 K-스타의 승리로 끝났다. /ing@osen.co.kr
[사진] 의정부=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