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정민이 '그것만이 내세상'(최성현 감독)과 '염력'(연상호 감독)으로 쌍끌이 흥행에 나선다.
무서운 속도로 흥행을 질주하기 시작한 '그것만이 내세상', 그리고 신선한 스토리와 감각적인 연출력의 천만 감독 연상호 감독의 귀환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염력', 1월 극장가를 달굴 두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믿고 보는 배우' 박정민이 있다는 것. 박정민은 앞서 개봉한 '그것만이 내세상'에서는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오진태로, 개봉을 앞둔 '염력'에서는 위기에 처한 신루미(심은경)를 돕는 강직한 청년 변호사 김정현 역으로 전혀 다른 연기 변주를 선보인다.
이병헌과 형제로 분한 '그것만이 내세상'에서 박정민은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청년 오진태 역을 맡았다. 서번트 증후군은 사회성이 떨어지고, 의사소통 능력이 낮지만 기억이나 암산, 퍼즐, 음악 등 특정 분야에서 우수한 능력을 자랑하는 일종의 발달장애다.
박정민은 남보다 조금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피아노 앞에서만은 놀라운 실력을 자랑하는 오진태 역을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서번트 증후군 아동들을 돕는 봉사활동을 다니며 진정성 있게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영화 촬영 전에는 단 한 번도 제대로 쳐본 적 없던 피아노를 6개월 간 연습, 무려 9곡의 클래식을 완벽하게 소화할 정도의 실력을 만들어냈다. 이로 인해 박정민은 영화 촬영에서도 피아노 연주 장면을 직접 소화해낼 수 있었다. 캐릭터에 진심 어린 애정을 바친 박정민만이 가능했던 열정이었다.
서번트 증후군 등 장애 연기는 자칫하면 "너무 과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까다로운 캐릭터다. 그러나 박정민은 앞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병헌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오랜 고민으로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오진태가 있어 박정민이 소화 가능했던 것이 아니라, 박정민이 있어 탄생할 수 있었던 오진태 캐릭터였다.
오는 31일 개봉을 앞둔 '염력'에서는 박정민의 이러한 잠재력이 더욱 불을 뿜을 전망. 박정민은 강직한 청년 변호사 김정현을 연기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오진태, 일제 강점기의 열혈 청년 송몽규, 조선의 의경세자, 타고난 눈을 가진 갤러리 대표, 소심하지만 차가운 10대 고등학생 '베키' 백희준, 오피스 슈트남 이원석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강렬한 캐릭터를 도맡아온 박정민의 가장 '얌전한 변신'이기도 하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결이 다른 연기를 선보여 왔기에, '염력' 속 또 한번의 변신이 기대되는 이유.
'그것만이 내세상'은 박정민의 열연에 힘입어 65만 관객을 돌파하며 100만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염력'의 개봉까지 앞두면서, 박정민은 박정민의 경신을 노리게 됐다. 과연 박정민은 '그것만이 내세상'과 '염력'의 동반 흥행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충무로의 믿고 보는 배우'가 된 박정민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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