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반전엔딩”..종영 ‘언터처블’이 남긴 3가지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8.01.21 07: 36

JTBC 금토드라마 ‘언터처블’(연출 조남국, 극본 최진원)이 지난 20일 16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이날 방송된 ‘언터처블’ 마지막회에서는 장범호(박근형 분)가 그동안 흑령도에서 수많은 범죄자들을 가둬놓고 그들에게 자신을 신격화하는 세뇌교육을 펼쳐왔다는 충격적인 실체가 밝혀졌다. 더욱이 이같은 정신교육을 받은 장범호의 수하들이 북천 곳곳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이것이 장씨 일가가 북천을 지배해 온 방식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경악을 안겼다.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준서(진구 분)는 아버지와 같은 극악무도한 방법이 아닌 법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밝혀내며 악으로 대물림된 장씨 일가의 권력 세습을 끊어냈다. 반면 기서(김성균 분)는 주태섭(조재룡 분)을 자신의 손으로 처단하며 아버지의 길을 걷는 듯 보였지만, 종국에는 장범호에 의해 위험에 처한 자경(고준희 분)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지며 죽음을 맞이해 시청자들의 가슴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처럼 ‘언터처블’은 ‘시간순삭 드라마’라는 별명에 걸맞게 마지막회까지 충격과 반전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에 ‘언터처블’이 남긴 강렬한 발자취를 꼽아본다.
◆ 역시 진구-김성균-박근형 연기 진가 재확인
역시 진구-김성균-박근형이었다. 세 사람은 부패한 권력을 둘러싼 형제의 대립과 이를 지켜보는 ‘부패 권력의 중심’인 아버지의 감정을 세세하게 연기하며 역대급 몰입감을 선사했다.
진구는 ‘눈빛장인’으로 거듭나며 매회 화면을 압도했다. 아내를 향한 달달한 눈빛부터 형 기서를 향한 분노,자신의 손으로 직접 가족을 처단해야 하는 비운에도 정의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뚝심 있는 ‘장준서’를 완벽하게 그려내며 ‘갓진구’를 외치게 했다. 더욱이 진구는 옥상 추격신, 폐차장 격투신 등을 통해 섬세한 감정 연기는 물론 몸을 사리지 않는 유려한 액션까지 가능한 ‘만능 연기자’임을 입증했다.
김성균은 악역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김성균은 나약함을 숨기기 위해 더욱 악랄하게 자신을 채찍질하고 가둘 수 밖에 없던 ‘장기서’라는 인물을 세밀하면서도 폭발적으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아버지를 향한 공포와 원망, 사랑하지만 다른 길을 갈 수 밖에 없었던 동생 준서를 향한 애틋함까지 완벽 표현하며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연민을 이끌어냈다. 특히 지난 마지막회에서 아버지가 될 수 밖에 없던 기서의 광기와 동생 준서를 향해 보인 눈물 연기는 시청자들의 깊은 여운을 남겼다.
더불어 박근형은 명실공히 ‘연기 거장’다운 면모를 자랑했다. 박근형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캐릭터 ‘장범호’를 연기하며 극의 전면에 나서지 않고도 매 장면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특히 마지막회 엔딩에서는 일제 군복을 입고 자신을 신이라 지칭하는 ‘장범호’라는 절대적인 악을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각인됐다.
◆ 강렬한 메시지..인간의 욕망-부패 권력층에 대한 날선 비판
‘언터처블’은 부패 권력과 이에 물든 인간의 욕망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하며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언터처블’은 권력을 중심으로 여러 인간의 군상을 조명했다. 장범호와 구용찬(최종원 분)을 통해 맹목적으로 권력을 탐하며 비인간적인 행위를 일삼는 인물을 대변하고, 준서-이라(정은지 분)를 통해 이 같은 거대 권력과 맞서는 정의의 세력을 표현했다. 더불어 기서-자경은 부패한 권력의 희생양을 대표했다. 나아가 에필로그에서는 권력의 추악한 이면이 드러났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끝까지 장범호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그려내며 마지막 순간까지 권력을 향한 경계의 메시지를 던졌다.
◆ 마지막까지 ‘언터처블’, 느와르 장르의 신기원 열었다
‘언터처블’은 한 차원 다른 느와르 장르를 안방극장에 선물했다.
먼저 ‘언터처블’은 웰메이드 느와르답게 화려한 액션, 속도감 있는 전개로 눈 돌릴 틈 없는 몰입감을 선사했다.그러나 일반적인 느와르 장르가 가진 특징인 극명한 선악구도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 특별했다. ‘언터처블’은 극의 중심이 되는 준서-기서 형제의 관계를 단순한 적대관계로 그려낸 것이 아니라 의심과 갈등, 애정과 죄책감이 뒤엉킨 애잔하고 아슬아슬한 관계로 그려냈다.
이처럼 ‘언터처블’은 선 굵은 정통 느와르의 특징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그 안에 인물의 세밀한 감정선을 적절히 녹여내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느와르를 탄생시켰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언터처블’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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