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최악의 평가. 추신수(36·텍사스)의 겨울은 차갑기만 하다. 추신수가 지표로 삼아야하는 건 결국 2013년의 본인이다.
추신수는 2013시즌 종료 후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약 1515억 원) 규모의 대형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 국내, 혹은 아시아 선수는 물론 그 당시 전체 FA 시장을 살펴봐도 눈에 띄는 고액이었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
그러나 추신수는 계약 첫해인 2014시즌 123경기 타율 2할4푼2리, 13홈런, 40타점으로 부진했다. 2015년에는 149경기서 22홈런, 82타점을 기록하며 어느 정도 체면 치레했으나 2016년은 부상에 울었다. 네 차례나 부상자명단(DL)에 이름을 올렸고, 48경기 출장에 그쳤다.
이적 3년간 320경기 출장이 고작이었다. 이때부터 텍사스 현지 언론을 비롯한 미 여론이 싸늘하게 돌아섰다. 텍사스는 부상 재발을 우려해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차출까지 막아섰다. 그러나 추신수는 올해 149경기서 타율 2할6푼1리, 22홈런, 78타점에 그쳤다.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했음에도 기대에 못 미친 것. 추신수의 4년간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은 4.9에 그친다. 연 평균 1.2승 정도 기여한 데 그친 셈이다.
이번 겨울, 추신수 향한 여론은 말그대로 악화일로다. 'ESPN'은 최근 구단별 최악의 계약을 선정했다. 텍사스 차례에서는 추신수를 언급했다. 이 매체는 "리그 평균 타자로 쓸모는 있다. 그러나 최고 수준이 아니라면, 지명타자와 우익수에게 이만큼의 계약은 좋지 않다"고 냉혹히 비판했다. 지난달 말에도 '추신수는 텍사스 최악의 계약이다', ''추신수의 남은 계약은 리빌딩에 방해된다'라고 꼬집은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심지어는 "구단이 추신수의 트레이드를 타진했으나 그의 급여를 보전할 팀이 없었다. 물론 이는 놀라울 게 아니다"라고 냉혹히 비판한 매체도 있었다.
추신수는 절치부심하며 2018년 반전을 준비 중이다. 추신수가 목표로 삼아야할 건 2013년의 자신이다. 당시 추신수는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고 15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5리, OPS(출루율+장타율) 0.885, 21홈런, 20도루를 기록했다. 당시 WAR은 2.3.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클리블랜드에서 맹활약했던 시절에 비해 밀릴 게 없었다. 텍사스도 이 부분에서 추신수의 가치를 높게 샀고, 거액을 안겨준 것이다.
당시 추신수의 최대 장점은 눈야구였다. 출루율 4할2푼3리는 추신수의 커리어하이 기록. 그러나 텍사스 이적 후에는 2015년 3할7푼5리가 최고점이다. 5푼 가까이 차이나는 것. 추신수의 최대 장점이 사라지면서 가치도 떨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해에는 149경기에 출장하며 내구성을 검증했다. 다치지 않는 게 최우선이며, 눈야구를 되살려야 하는 추신수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