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선물’ 류중일-한용덕, 조금 다른 첫 시작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1.21 05: 56

올해 LG와 한화의 사령탑으로 취임한 류중일(55) 감독과 한용덕(53) 감독의 첫 출발이 사뭇 다르다. 취임선물의 유무인데, 두 감독이 각각의 기대치를 어떻게 충족시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류중일 감독과 한용덕 감독은 올해 각각 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삼성 시절 숱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류 감독은 최정상급 대우를 받으며 현장에 복귀했다. 이글스의 프랜차이즈로 명망이 높은 한 감독 또한 친정팀으로 돌아와 프로 첫 감독직 수행에 나선다. 필연적으로 새로운 분위기를 가져올 두 감독의 리더십이 흥미를 모은다.
다만 출발이 조금은 다르다. 비록 오프시즌이 상당히 시끄러웠으나 류 감독은 그래도 몇몇 부분에서 지원을 받았다. 반대로 한화는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보통 각 구단들은 신임 감독에게 전력 보강이라는 일종의 ‘취임선물’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LG와 한화는 다소 상반된 방향을 걷고 있는 것이다.

LG는 일부 베테랑 선수들의 방출, 그리고 데이비드 허프의 이탈로 순탄치 않은 겨울을 보냈다. 그래도 만회 요소가 있었다. 가장 큰 문제였던 타선에는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돌아온 김현수를 영입해 확실한 보강을 이뤘다. 김현수는 이미 잠실에서 커다란 성공을 이룬 타자다. 기존 선수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LG의 중심타선에 힘을 실어줄 타자임은 분명하다.
여기에 외국인 인선도 비교적 만족스러웠다는 평가다. 돈 문제로 허프를 잃었으나 KBO 리그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유형인 우완 타일러 윌슨, 그리고 홈런타자로 기대를 모으는 3루수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영입했다. 특히 가르시아는 3루 보강을 노린 LG가 현 시점에서 영입할 수 있는 최정상급 경력이라는 평가다. 분노로 폭발했던 팬들도 일단 지켜보는 쪽으로 선회한 분위기다.
반대로 한화는 뚜렷한 외부 영입이 없었다. 아예 처음으로 계획이 없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외국인 선수 세 명(키버스 샘슨·제이슨 휠러·제러드 호잉)을 영입하기는 했으나 아무래도 지난해 외인 라인업에 비하면 이름값은 떨어진다.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여기에 내부 프리에이전트(FA)와의 협상조차 마무리하지 못했다. 정근우 안영명과의 협상이 진통이다.
그러나 겨울의 움직임이 꼭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LG와 한화가 바라보는 지점도 조금은 다르다. LG는 2018년 포스트시즌 진출로 발판을 놓고, 류중일 감독 재임 기간 중 대권에 도전한다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 반대로 한화는 2018년이 또 한 번의 리빌딩 원년이다. 한 감독이 무난한 선수단 운영으로 리빌딩 졸업 시점을 당겨주길 바라고 있다. 당장 포스트시즌을 바라보는 분위기는 아니다.
기대치도 달라진다. 류 감독은 당장의 성적을 넘어 성적과 점진적인 세대교체의 완성이라는 양방향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반대로 한 감독은 올해 정도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팀을 만들 시간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감독이 팀의 전력보강이 지지부진한 것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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