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계 올라선 박세혁(27·두산)의 모습. 김태형 감독이 믿음을 보였다.
두산 베어스는 그동안 포수 왕국으로 불려왔다. 김경문 NC 감독과 조범현 전 kt 감독, 진갑용, 홍성흔 등 KBO리그 역사 굵직하게 획을 긋는 포수를 배출해왔다. 2010년대에는 양의지라는 ‘국가대표’ 포수가 안방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2015년 말 상무에서 제대한 박세혁도 조금씩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지난해 박세혁에는 큰 성장의 시기가 됐다. 양의지가 손가락 골절을 비롯해 각종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을 당시 박세혁은 두산의 안방 공백을 완벽하게 채웠다. 수비 안정감과 투수와의 호흡은 물론 타격에서도 한층 더 성장했다. 2016년 시즌 87경기 210타석에 서서 타율 2할9리 5홈런을 기록했던 박세혁은 지난해에는 97경기 237타석으로 조금 더 많은 기회를 받은 가운데, 타율을 2할8푼4리로 끌어 올렸다. 한 팀의 주전 포수로 손색없는 모습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 박세혁의 가치는 더욱 빛났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양의지가 허리 통증으로 2차전 이후 나서지 못하자, 타율 4할4푼4리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박세혁 스스로도 "올 시즌은 나에게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라며 "나에게 각별했던 한 해다. 어느 해든 많이 느끼지만, 포스트시즌도 뛰어봤고, 정말 뜻 깊었다"고 되돌아 볼 정도.
사령탑 김태형 감독의 흐뭇함은 말할 것도 없다.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박세혁의 기용에 대해서 “지난해보다는 한층 더 마음 편하게 기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층 더 두터워진 신뢰를 나타냈다.
박세혁은 또한 지난해 기세를 잇겠다는 각오다. 박세혁은 “사람들이 이제 '박세혁'이라는 이름을 알아주시고, 포수로서의 능력을 칭찬해주셨지만 그만큼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더 채찍질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라며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은 거둬야하는 것은 당연하고, 내년에는 꼭 다시 한 번 통합 우승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