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처지' 최준석, 희박한 가능성은 있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1.20 15: 01

 FA 최준석(35)이 이대로 선수 생명 연장의 기회는 사라지는 걸까.
올 겨울 최준석은 가장 많이 거론되며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FA 자격을 얻었으나 A급 선수 외에는 얼어붙은 시장에서 이렇다 할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원소속팀 롯데의 전력 제외를 통보받아 이러다간 미아가 될 처지다.
높은 보상금액으로 FA 이적은 사실상 힘들다고 봐야 한다. 롯데는 최준석의 이적 시 보상 선수를 받지 않고 보상금으로만 받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봉 4억 원인 최준석의 보상금만 12억 원이다. 지금까지 관심이 없던 팀이 갑자기 나올 리 없다.

최준석이 FA 선언을 한 탓에 새로운 팀을 찾기가 더 어렵다. 이렇게 자신의 주가가 떨어질 줄은 예측하지 못했다. 만약 FA 선언 없이 롯데가 전력 외로 방출했더라면 정성훈의 사례처럼 족쇄 없이 타 구단을 찾을 길은 있었다. 되돌릴 수 없는 선택,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롯데가 FA 채태인을 영입한 사인&트레이드 방법이 있다. 보상금의 부담을 덜고 선수간 트레이드. 롯데는 적절한 선수를 제시한다면 받아들일 자세다. 최준석이나 롯데나 모두 바라는 그림이다. 그런데 이 방법도 롯데에다 유망주를 트레이드 카드로 제시해야 하는데, 선수 출혈을 감내하면서 최준석을 데려갈 구단은 쉽게 나올 것 같지 않다. 희박하지만 개막 전까지는 두고 볼 일이다. 
팀마다 지명타자 자원들이 확실하거나 넘친다. 그나마 삼성과 kt가 지명타자 포지션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삼성은 외부 영입 없이 박한이, 조동찬 등 기존 선수들을 지명타자로 활용할 뜻을 분명히 했다. kt도 윤석민, 유한준, 장성우 등을 돌아가면서 지명타자로 체력 안배를 하면서 기용하면 별 문제 없다.
결국 최준석이 활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롯데의 도움이 필요하다. 롯데는 FA 채태인을 영입해 1루수와 지명타자를 이대호와 양분할 계획이다. FA 민병헌을 영입하면서 밀려난 외야 자원도 지명타자가 가능하다. 
그런데 시즌이 시작되면 어떤 변수들이 나올 지 모른다. 특히 부상 변수는 언제 생길지 장담할 수 없다. 부상 변수는 어느 팀에도 있다.
롯데가 보험용 백업으로 최준석을 최소한의 금액으로 1년 계약을 하고, 2군에서 준비시키는 것은 어떨까. 선수로서는 자존심이 상하겠지만, 일단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는 있다. 롯데 내에 돌발 변수가 없더라도 시즌 도중 다른 팀에서 기존 선수들의 변화로 장타력을 지닌 대타 자원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시즌 중반 순위 싸움을 위해 타력을 보강하려는 팀이 나올 수도 있다. 그때 최준석을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하면 된다. 트레이드가 여의치 않아 시즌이 끝나 방출되면, 제약없이 팀을 알아볼 기회는 있다. 1년 후 구단들의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는 모른다.  
최준석은 체중 부담으로 수비와 주루에 약점이 있지만 기회를 받는다면 두 자리 홈런은 충분히 가능하다. 지난해 125경기에서 타율 2할9푼1리 14홈런 82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 3할6푼4리, 장타율 4할3푼. 커리어 하이였던 2015년(타율 3할6리 31홈런 109타점) 이후 장타율, 출루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장타력은 있다. 
롯데 구단 측은 "최준석을 돕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모색하고 있다.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최준석의 활용도를 냉정하게 따져 전력 외로 판단내렸지만 롯데가 아닌 다른 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도록 도울 뜻은 있다. 최준석의 거취는 당장 해결되기 보다는 시간과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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