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막내' 김준현 기록위원 "KBO 역사 쓴다는 것이 매력이죠"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1.20 11: 00

"제가 쓰는 것이 야구 역사에 남게 되잖아요."
김준현(30) 기록위원은 지난해 KBO에 들어온 입사 2년 차로 기록위원 중에서는 막내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야구팬 중 한 사람이었던 김준현 기록위원은 이제 공 하나, 타석 하나를 신중하게 관찰해야 하는 전문가가 됐다.
지난 19일 기록위원회 강습회에서 만난 김준현 기록위원은 4년 전 이 수업을 들은 수강생이었다. 김 위원은 "원래 야구를 좋아했다. 지방에 살다가 2007년 대학 합격 후 서울에 왔는데 그때부터 야구장에 정말 많이 갔다. 그러다가 2014년에 기록 강습회라는 것을 알게 돼 듣게 됐다. 전문적으로 야구와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2015년 전문 기록원 과정을 듣게 됐다"며 "수업을 듣는 수강생을 보니 예전 생각이 나서 묘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준현 기록위원의 데뷔전은 지난해 4월 4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LG 2군과 화성 히어로즈의 맞대결. "엄청 떨었다"고 운을 뗀 김 위원은 "팬으로서 야구를 봤을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공 하나 하나 신경써서 봐야하는 만큼, 엄청 집중했던 기억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 경기를 시작으로 김준현 기록위원은 퓨처스리그 103경기에 출장하며 기록위원으로서의 첫 해를 보냈다.
좋아하던 야구를 직업으로 삼은 만큼 보람도 컸다. 특히 대기록의 순간을 직접 손으로 작성하는 것은 기록위원으로서의 보람된 일 중 하나다. 김준현 기록위원은 첫 해부터 의미있는 기록의 순간을 함께했다. 바로 퓨처스리그 26호(김원석), 27호(백용환) 사이클링히트를 직접 본 것. 김준현 기록위원은 "지난해에는 운이 좋아서 그런지, 퓨처스리그에서 사이클링히트 두 개가 나왔다. 그 순간을 모두 함께해서, 가장 기억에 남고 뜻깊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보람도 있지만, 힘든 점도 많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2군 경기장이 외진 곳에 있고 시설도 좋지 않다. 특히 2인 1조로 다니는 1군 경기와 달리 퓨처스 경기는 혼자서 경기를 책임져야 한다. 잠시도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자연스럽게 선수 못지 않은 철저한 몸 관리는 필수다. 김 기록위원은 "처음에는 화장실에 안가려고 노력했는데, 이제 5회 끝나고 클리닝 타임을 이용한다"고 웃어 보이며 "경기 전에는 최대한 물을 안 마시려고 한다. 또 배탈이라도 나면 큰일 나니 음식을 가려서 먹으려 한다. 선배님들께서 건강 관리 노하우도 많이 알려주셨다"고 설명했다.
기록위원으로서의 1년. 김준현 기록위원이 본 기록원의 매력은 무엇일까. "일단 야구를 원없이 볼 수 있다"고 미소를 지은 그는 "경기장에서 내 눈으로 경기를 보고, 또 내가 기록을 남기면 그것이 프로 야구 역사에 남게 된다. 내 손으로 역사적인 순간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기록위원으로 첫 발을 내디딘 김준현 기록위원의 꿈은 역시 역사의 순간을 함께 하는 것이다. 특히 이승엽이 달성한 KBO리그 최다 홈런과 같은 꾸준해야지만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을 남기는 것이 목표다. 김 위원은 "KBO리그에서 안 나온 기록이 많기는 하지만, 한순간에 나오는 기록보다는 꾸준해서 나오는 누적 기록의 현장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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