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성공률이 높아지고 있는 외국인 타자 군단이 외인 한 시즌 최다 홈런에 도전한다. 외인 타자들의 홈런 파워가 극대화됐었던 1999년에도 도전할 만하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고개를 든다.
LG가 최근 아도니스 가르시아와의 계약을 완료함에 따라 2018년 KBO 리그에서 활약할 10명의 외국인 타자가 모두 확정됐다. 7명이 재계약에 골인했고, 가르시아와 제러드 호잉(한화), 지미 파레디스(두산)가 새롭게 KBO 리그에 선을 보인다.
외국인 선수 보유 확대로 외국인 타자들의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부족한 정보력 탓에 실패 확률이 높았지만, 재계약 비중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에는 성공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서 뛰며 적응을 마친 대체 외국인 선수들이 올해는 본격적으로 가세할 수 있어 외인 타자 바람이 거세질 것이라는 이론적인 추정은 가능하다.
홈런 파워도 관심이다. 지난해 KBO 리그의 외국인 타자들은 총 251개의 홈런을 합작했다. 지금은 한신 유니폼을 입은 윌린 로사리오(전 한화)가 37개로 가장 많았고, 재비어 스크럭스(NC·35홈런), 다린 러프(삼성), 제이미 로맥(SK·이상 31홈런)까지 네 명의 선수가 30홈런 이상을 쳤다.
여기에 당초 홈런에서는 큰 기대가 없었던 로저 버나디나(KIA)가 27개의 홈런을 보탰다. 대체 외인 선수로 경기 출전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멜 로하스 주니어(kt·18홈런)와 마이클 초이스(넥센·17홈런) 또한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뽐냈다. 풀타임을 뛰게 될 올해는 더 많은 홈런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외인 타자 홈런 개수가 가장 적었던 LG는 거포로 기대를 모으는 가르시아를 영입해 만회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해 30개 이상의 아치를 그린 선수들이 홈런 개수를 더 불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당장 이들은 홈런왕 후보로도 뽑힌다. kt, 넥센, LG도 산술적으로는 외국인 선수들이 10개 이상의 홈런을 더 보탤 가능성이 있다. 한화의 호잉 또한 외야수치고는 장타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이상, 300홈런에 근접한 성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그렇다면 외인 타자들의 홈런 전성시대였던 21세기 전환기 당시의 모습도 기대할 수 있다. 1999년 외인 타자들은 총 312개의 홈런을 합작했고, 2000년에는 274홈런, 2001년에는 265홈런을 기록했었다. 각 구단이 그리는 좋은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올해는 2000년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 내친 김에 300홈런까지 간다면 1999년 기록에도 도전할 만하다. 300홈런 이상 합작은 1999년이 유일하다.
1999년처럼 외인 타자들이 홈런 순위표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리는 시나리오도 가능해 보인다. 당시 로마이어(한화)가 45홈런으로 2위, 스미스(삼성)와 샌더스(해태)가 40홈런으로 공동 3위, 호세(롯데)가 36홈런으로 5위, 우즈(두산)가 34홈런으로 공동 7위, 피어슨(현대)이 31홈런으로 공동 10위에 오르는 등 홈런 10위 내에 외인 타자만 6명이었다. 지난해에도 6명의 외인 타자가 홈런 10위 내에 오른 기억이 있다. 홈런 순위표에서 외인 바람이 더 거세질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