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제작비가 들어간 블록버스터 영화는 짜릿한 쾌감과 긴장감을 조성하며 언제나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대도시에서 벌어진 테러 사건을 중심으로 한 액션 영화나 남북한 정치적인 소재를 다룬 스릴러 SF 영화는 극도의 스릴감과 스펙터클한 쾌감을 배가시킨다. 여기에 배우들의 폭발적인 극한의 감정 연기력이 더해져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키며 영화적인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
배우 이병헌은 그동안 ‘공동경비구역 JSA’(2000), ‘달콤한 인생’(2005),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내부자들’(2015), ‘마스터’(2016), ‘남한산성’(2017) 등과 할리우드 영화 ‘지.아이.조-전쟁의 서막’(2009), ‘지.아이.조2’(2013), ‘레드:더 레전드’(2013) ‘미스컨덕트’(2016)로 자신의 연기력과 카리스마를 해외에까지 발산해왔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은 블록버스터, 할리우드 대작도 아닌 소규모 가족 코미디 드라마이다. 제작발표회 당시부터 많은 사람들은 이병헌에게 왜 이 작품을 선택했느냐는 궁금증부터 가벼운 연기를 해서 편하진 않았느냐는 질문을 던지며 작품 선택 계기를 궁금해 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 분)와 자폐 2급 청년 진태(박정민 분)가 성인이 돼 만나 가족의 사랑과 형제애를 찾아가는 따뜻한 가족극이다.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이복 형제의 좌충우돌 케미스트리가 유쾌한 웃음과 감동을 빚어낸다.
물론 스크린을 깨버릴 듯한 카리스마를 내려놓고 놀고 먹는 동네 백수 형으로 분한 이병헌의 모습이 낯설 수 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을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조하 역에 녹아든 이병헌의 편안함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될 것이다. 인간미 넘치는 형의 모습이 그렇게 친근할 수가 없다.
이병헌이 출연작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와 정서적 분위기이다. 스릴러, 액션, 사극 등의 장르에 관계없이 영화가 주는 주제가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손이 간다는 것이다.
그는 “일상적인 캐릭터를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남한산성’ 이후 제 마음을 사로잡은 시나리오 속 인물이 또 다시 각을 잡았다면 그 작품을 했을 것”이라며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야겠다는 생각보다 먼저 시나리오가 주는 울림에 집중한다. 그게 나를 움직이면 그 다음에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캐릭터를 맡느냐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어떤 이야기와 정서를 이야기하느냐가 제겐 큰 문제”라고 말했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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