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시스 산체스(30, 아스날)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이적이 임박했다. 이런 가운데 한 영국 매체가 맨유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로부터 산체스를 하이재킹하기까지의 과정이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영국 매체 '스포츠메일' 마이크 키건 기자는 19일(한국시각) 산체스의 맨유행이 임박했다고 전하며 맨유가 맨시티로 향하던 산체스를 어떻게 하이재킹 했는지 설명에 나섰다.
기사에 따르면 산체스는 사실 지난 여름 이적시장 마지막날 맨시티로 가는 것이 결정돼 있었다. 종종 이반 가지디스 아스날 최고경영자(CEO)와 페란 소리아노 맨시티 CEO가 전화통화를 했는데 그 때마다 '산체스를 데려갈 수 있냐'는 농담을 주고 받았다.
그런데 이적시장이 끝나는 시점에도 불구, 산체스와 아스날의 새로운 계약 합의가 되지 않았다. 결국 아스날이 맨시티에 전화를 걸었고 산체스 거래는 합의됐다. 하지만 오기로 했던 토마스 르마(AS모나코)의 이적이 무산되면서 산체스 이적도 함께 사라졌다. 이는 맨시티를 분노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신문은 최근 맨시티의 케빈 더 브라위너가 산체스의 맨시티행을 암시하는 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 11일 더 브라위너는 "그는 아주 좋은 선수다. 그가 오면 팀에 뭔가를 더해줄 것"이라며 산체스의 맨시티행을 기정사실화 했다. 또 그는 "분명 우리는 이번 이적 기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게 될 것이다. 만약 좋은 선수가 오면 더 좋다. 그가 오지 않더라도 지금의 팀은 잘해낼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맨유가 하이재킹에 나섰다. 맨유는 아스날과 맨시티가 협상 중인 것을 알았지만 3000만 파운드면 산체스를 데려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맨유는 특정 에이전트에게 풀백들과 한 명의 플레이메이커를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스포츠메일'도 맨유가 이번 이적시장에서 창조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어를 필요로 한다고 쓴 바 있다.
맨유는 연봉 2700만 파운드, 계약금 2000만 파운드, 에이전트 수수료 1000만 파운드, 이적료 3000만 파운드를 산체스 영입 예산으로 책정했다. 총액 1억 8000만 파운드에 달하는 금액이다. 여름이면 이적료 없이 데려올 수 있는 선수에게는 과한 금액일 수 있다.
그러자 맨시티가 산체스의 가치에 대해 숙고하기 시작했다. 이는 산체스의 에이전트를 화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맨시티는 이번 산체스 이적을 통해 예전처럼 무조건 자금력으로 밀어부치는 클럽이 아님을 증명해 보인 셈이다.
맨시티는 맨유가 기웃거리는 걸 알았다. 하지만 산체스의 영입이 더 브라위너와 같은 기존 선수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맨시티는 산체스 영입이 맨시티 선수들의 주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그리고 맨시티 내부적으로 '그 돈이면 맨유가 산체스를 데려가도 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졌다.
키건 기자는 맨유가 산체스에게 거금을 투자한 이유에 대해 "다른 모든 조건을 차치하고 산체스가 훌륭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좋은 선수를 얻기 위해서는 그에 따르는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한편 헨리크 미키타리안은 애초 맨유가 폴 포그바 영입을 좀더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미키타리안과 포그바의 에이전트는 같다고 기사는 전했다. 확실하지 않지만 무리뉴 감독이 충분한 기회를 주었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준비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미키타리안은 산체스의 반대 급부로 아스날로 이적할 것으로 보인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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