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교도소 #무명배우 #시청률..지상파 향한 '감빵생활'의 고함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01.19 11: 05

교도소, 범죄자 이야기도 통했다. tvN이 가진 스펙트럼, 신원호 사단이 이끈 이야기의 힘, 배우들의 호연까지 3박자가 고루 맞아떨어진 셈.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지상파 드라마를 향해 경종을 울렸다. 
◆감옥도 사람사는 곳
사실 드라마 배경으로서의 교도소 이야기는 이전에도 종종 그려졌다. 교도소 내 범죄자들의 억울한 사연이나 탈옥 스토리가 지상파 드라마 콘텐츠로 왕왕 활용됐다. 그렇게 감옥은 주인공이 벗어나야 하는 곳으로 다뤄졌다. 

이 프레임을 신원호 PD가 뒤집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시작 전 그는 취재진에게 "감옥은 고난을 이겨내고 벗어나야 하는 공간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나를 옥죄고 압박하는 공간이 아닌 실제 사람이 사는 실공간으로서의 감옥을 다루고 싶었다"고 밝혔다. 
감옥 역시 사람사는 곳이라는 게 그의 설명. 다만 질 나쁜 범죄자들이 득실거리는 곳이기에 이를 미화시키지 않고자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 애썼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어느 정도 중립을 지키며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빠져들었다. 
◆무명배우들의 반란
신원호 사단이 '응답하라' 시리즈 때부터 고수하고 있는 건 하나다. 이름값 높은 배우들이 아닌 신인과 무명배우들을 활용한다는 점. TV 콘텐츠보다 연극과 뮤지컬 등 무대에서 연기력을 입증받은 배우들을 한데 모아 작품에 투입시키고 있는 셈이다. 
'응답하라' 시리즈로 스타들을 대거 탄생시킨 신원호 PD는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다시 한번 안목을 입증했다. 주인공 박해수는 물론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히는 이규형, 박호산, 정해인을 재발굴했다. 최무성, 정웅인, 정경호, 정수정, 임화영도 물론. 
지상파 드라마는 주연배우들의 톱 캐스팅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은 후 시작된다. 그래서 기대 만큼 하는 작품도 있지만 그 이하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드라마도 많았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배우들 이름을 보고 시청자들이 작품을 선택하는 시대는 갔다는 걸 알렸다. 
◆시청률 춘추전국시대
최근 지상파 수목극은 10%대 시청률을 넘기기 힘들었다. 콘텐츠를 접하는 루트가 다양해진 까닭에 본방 시청률 수치가 갈수록 의미없어진다 해도 지상파의 자존심으로는 한 자릿수 시청률은 꽤 아픈 성적이었다. 
유료플랫폼 기준이고 방송 시간대가 조금 달라 직접 비교할 순 없지만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시청률 수치는 물론 화제성과 체감 반응에서 지상파 경쟁 드라마들을 누르고 말았다. '슬요일'이라며 수·목요일을 기다리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지난 10일 방송된 13회부터 시청률 10%대 벽을 허문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다. 마지막 회에선 11%를 넘기며 자체 최고 기록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이 정도면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지상파를 압도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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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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