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해피엔딩을 맞았지만 마지막회에 해롱이(유한양, 이규형 분)는 없었다. 결이 다른 결말. 그렇기에 더욱 강렬한 여운을 안겼다. 어찌보면 '감빵생활'의 핵심 주제를 전달한 이가 이 해롱이 캐릭터이다.
지난 18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마지막회에서는 주인공 박해수(김재혁 역)를 비롯해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따스한 결말을 맞았다. 박해수는 출소 후, 그라운드에 성공적으로 복귀하며 첫 장면과 동일한 마지막 장면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무릎을 치게 했다. 또 최무성(장기수 역)은 크리스마스 특사로 출소했고 '악마의 유대위' 유정우(정해인)는 재심이 인용됐다.
해롱이 유한양의 마지막은 따뜻하지 않았다. 재벌2세로 마약 사범으로 2상6방에 수감된 그는 신스틸러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나, 15회 출소 후 다시 마약에 손을 대고 경찰에 붙잡혀 간 모습이 마지막으로 등장했다. 마지막회에서는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결국 해롱이의 그 다음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상상이나 추측에 맡긴 것이다.
해롱이가 출소하자마자 다시 마약에 손을 댔다는 결말은 일종의 충격 엔딩.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감옥이라는 민감하고도 생소한 소재를 다루는 만큼, 방송 전부터 '범죄를 미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던 바. 이에 대해 신원호 PD는 "범죄 미화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고, 실제로 시청자들을 방심할 수 없게 만든 반전 장치를 사용해 이러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해롱이의 출소 후 체포를 비롯해 문래동 카이스트(박호산 분)의 갑작스러운 이감은 시청자들이 교도소 안 인물들에 '정'을 주면서 자칫 잊어버릴 수 있는 범죄의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했다. 그러면서도 김제혁, 장기수, 유대위 등 올바르게 살고자 했거나, 죄를 뉘우쳤거나, 혹은 죄가 없는 캐릭터에게는 '정당한' 해피엔딩을 안겼다. 희망과 경각심의 공존이다.
"해롱이만 잘됐으면 더할나위 없었을텐데 많이 아쉽다", "해롱이 엔딩이 아쉬워도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해롱이 결말이 현실적이라 보기 좋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확실히 이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결이 안 맞는 엔딩일 수 있었지만 모두가 행복한 '완벽한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날카롭게 보여준 결말이었다. '감빵생활'이 마지막에 시청자들에게 물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해롱이는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요?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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