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감독들이 갈림길에 선다.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감독은 당연하고, 당장 계약 기간이 만료되지 않는 지도자들 또한 재계약을 향한 발판을 놔야 한다.
올해로 계약 기간의 2년차를 맞이하는 감독은 트레이 힐만 SK 감독, 김한수 삼성 감독, 장정석 넥센 감독까지 총 3명이다. 이 중 힐만 감독은 올해가 계약 기간의 마지막 해다. 김한수 장정석 감독은 내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다. 그러나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기에 올해는 더 좋은 성과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마지막 해에 걸리는 압박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힐만 감독은 지난해 성과 덕에 가장 여유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계약기간 측면에서 가장 급한 감독이다. 니혼햄과 캔자스시티 감독을 역임했던 힐만 감독은 지난해 SK의 도약을 이끌었다. 2012년 이후 가장 좋은 팀 성적을 냈고,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5위 자리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시즌 전 김광현의 이탈 등 악재가 많았던 팀 사정을 고려하면 분명 긍정적인 성과였다.
하지만 반대로 올해는 압박이 강해진다. 이닝제한이 있을 예정이지만 김광현이 돌아오고, 나머지 팀 전력도 그대로 유지된다. 지난해 성적이 밑바탕에 깔렸기 때문에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을 원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SK는 아직 힐만 감독의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폭이 관건일 뿐 재계약 조건이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임은 분명해 보인다. 올해보다 성적이 떨어진다는 것은 가을야구 실패를 의미해 재계약이 쉽지 않다.
김한수 장정석 감독도 상황이 녹록치는 않다. 감독 경력이 없었던 두 지도자는 지난해 나란히 3년 계약의 첫 시즌을 소화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 탈락하는 등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올해는 더 나은 성적을 냄과 동시에 구단이 생각하는 방향성도 충족시켜야 한다.
넥센 수뇌부는 지난해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시즌 막판 팀이 미끄러지며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일단 박병호가 들어와 타격은 한결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마운드에서 에스밀 로저스의 가세라는 호재가 있다. 때문에 구단의 기대치는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안팎으로 어수선한 구단 상황에서 팀 분위기를 다잡는 것도 중요하다. 리더십이 아주 어려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삼성은 조금 다른 온도다. 왕조 이후 혹독한 리빌딩 시련을 겪고 있는 삼성이다.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도 당연하고, 리빌딩 과정의 순탄한 진행을 기대하는 것도 당연하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압박감은 덜할 수 있어도 풀기 쉽지 않은 고차 방정식이 김한수 감독 앞에 놓여 있다. 다만 이 두 마리 토끼를 효율적으로 몰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양날의 검이라고 할 만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장정석(왼쪽)-김한수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