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홈런왕' 이승엽(42)은 2018시즌 홈런 레이스를 어떻게 예상할까.
지난 시즌을 끝으로 화려했던 23년 프로 생활을 마무리한 이승엽은 팬의 입장으로 새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그 중 가장 기대하는 건 해외파들의 활약이다. 이승엽은 "해외파들이 복귀한 만큼 야구의 흥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그 중에서도 박병호(넥센)를 주목했다. 리그 흥행을 위해선 홈런왕 경쟁이 뜨거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흥행이 되기 위해선 경쟁 구도가 있어야 한다. 올해 홈런왕 레이스가 재미 있을 것 같다"며 홈런왕에 대해 "박병호 아니면 최정, 둘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박병호는 지난 2012~2015년 각각 31-37-52-53개 홈런으로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고, 최정은 박병호가 자리를 비운 지난 2년간 각각 40-46개 홈런으로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KBO리그 역대 통산 최다 467홈런, 시즌 최다 56홈런, 최다 5차례 홈런왕에 오른 이승엽은 박병호의 회복력을 관건으로 봤다. 그는 "박병호가 예전 홈런 스윙이라면 아주 독보적으로 홈런왕을 할 것이다. 하지만 2년간 한국을 떠나 있었고, (손목) 수술도 했다. 예전 폭발력을 어떻게 찾느냐에 홈런왕 성패가 달렸다"고 전망했다.
지난 2015년 시즌을 마친 뒤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박병호는 그러나 2년 만에 미네소타 트윈스의 전력 외가 됐다. 결국 4년의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돌아왔다. 특히 지난 2016년 8월 손등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된 바 있다. 재활을 거쳤지만 2017년 트리플A에서 111경기 홈런 14개에 만족해야 했다. 부상 후유증 극복이 과제다.
하지만 한국에 복귀한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부분을 기대할 만하다. 이승엽은 "아무래도 한국에 돌아온 만큼 편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난 미국에 가보지 못했지만 일본을 다녀온 뒤 마음 편하게 운동했다. 한국만의 응원 문화도 좋았다. 한국에 와서 인상을 써본 적이 별로 없었다. 돌아온 뒤 정말 행복하게 야구했고, 병호도 그런 점에서 야구하는 재미를 느낄 것이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박병호와 최정의 '50홈런 레이스'도 기대했다. 이승엽은 "두 선수가 충분히 좋은 경쟁을 할 것이다. 시즌 막판까지 경쟁이 이어진다면 둘 다 50홈런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응원했다. 이승엽도 지난 2003년 현대 소속 심정수와 KBO리그 역대 최고 홈런 레이스를 벌였다. 당시 이승엽이 56홈런으로 아시아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53홈런으로 맹추격한 '페이스 메이커' 심정수란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은퇴 후 야구장학재단 설립을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승엽은 KBO 홍보대사에도 위촉됐다. 홍보대사로서 시즌 후에는 야구장도 자주 방문할 계획이다. 이승엽은 "그동안 삼성 경기만 직접 했다면 이젠 다른 팀들도 어떻게 하는지 자주 볼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보는 것과 관중석 위에서 보는 것은 다를 것"이라며 "팬이자 관전자 입장에서 어떤 것이 잘 되고 필요한지, 스스로 느끼고 공부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사진] 박병호-최정(위), 이승엽(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