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에 너무 정주지 마시길"
신원호PD는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종영을 앞두고 OSEN을 통해 이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주인공인 김제혁(박해수 분) 못지않게 등장한 캐릭터 모두 큰 사랑을 받은 까닭에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이별의 준비를 하라는 것.
하지만 이 메시지에는 또 다른 의미가 담겨 있었다. 시청자들이 푹 빠진 캐릭터 역시 죄를 짓은 범죄자이며 그들의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실제로 그는 "남은 이야기, 마음에 각오가 필요할 듯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고박사(정민성 분)의 이감을 아쉬워하고 문래동 카이스트(박호산 분)와 갑작스럽게 작별하게 된 시청자들이 다시 한번 충격에 휩싸였다. 17일 방송된 15회에서 헤롱이 유한양(이규형 분)이 출소하자마자 다시 약에 손을 대 긴급 체포되는 설정이 그려졌기 때문.
유한양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낳은 최고의 캐릭터로 손꼽힌다. 약물 기운이 빠져 헤롱헤롱 거리거나 누구나에게 반말하며 신경을 긁는 미워할 수 없는 성격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서울대 약대 출신이라는 반전 설정까지 매력적이었다.
이를 이규형이 연기했기에 더욱 돋보였다. 그동안 '도깨비', '비밀의 숲'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내비쳤던 그는 유한양 역을 맡아 180도 다른 매력을 뿜어냈다. 이번 작품의 가장 큰 수혜자가 이규형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그래서 시청자들로서는 출소하는 날 다시 붙잡힌 유한양의 스토리가 유난히 뼈 아프다. 범죄자 미화를 가장 우려했던 제작진이기에 불가피한 전개였지만 동성 연인(김준한 분)과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유한양이 개과천선하길 바랐던 시청자들에겐 충격의 반전이었다.
"고박사의 이감에 아쉬워하고 상처받으신 분들이 있다면 앞으로 남은 이야기에 마음의 각오가 필요하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앞으로도 캐릭터의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서요. 각 캐릭터에 너무 정주지 마시길."
-신원호PD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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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