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에게 폭행 피해를 입은 여배우 A씨 측이 김기덕 감독이 법원으로부터 벌금 5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은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9단독(박진숙 판사)은 배우 A씨를 폭행한 혐의로 약식기소된 김기덕 감독에게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결정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A씨의 뺨을 2회 때려 폭행한 혐의로 김기덕 감독을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김기덕 감독에게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김기덕 감독은 검찰 조사에서 뺨을 때려 연기지도를 하려 했을 뿐, 고의는 전혀 없었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은 김기덕 감독이 뺨을 때린 행동에 대해 폭행 혐의를 인정해 약식기소했고,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원의 약식 명령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이에 대해 여배우 A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서혜진 변호사는 "약식명령은 약식기소를 했을 때 나오는 통상적 절차다. 그러나 판사가 엄중한 사안이라고 생각해 직권으로 재판으로 회부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정식 재판을 받아보고 싶었다"면서도 "일반적으로 폭행 혐의의 경우 1~200만원의 벌금형이 나온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이례적으로 김기덕 감독이 5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일반적인 경우보다 4~5배에 가까운 벌금형이 나온 것이라, 재판부 역시 이 사건을 간단하게 본 건 절대 아니라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김기덕 감독은 앞서 A씨가 함께 고소한 강요, 강제추행치상,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고, 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고소 기간이 지나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나 A씨와 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이에 불복, 검찰에 항고한 상태다.
서 변호사는 "김기덕 감독이 무혐의를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해 12월에 항고장을 제출했고, 최근 항고 이유에 대해서 자세히 기술해 제출했다"며 "항고를 통해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해 다시 판단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2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A씨는 "나는 4년 만에 나타나 고소한 것이 아니다. 이 사건은 고소 한 번 하는데 4년이나 걸린 사건이다"라며 "세계적인 김기덕 감독님이 저 같은 무명배우에게 왜 이렇게 하시는지 모르겠다. 사건이 공론화 된 후 저는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정말 비참하다. 그들에 비하면 저는 명성, 권력, 힘도 없는 사회적 약자이다. 사건의 후유증으로 배우 일도 중단했다. 제가 유명인이었어도 이럴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눈물로 억울함을 토로했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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