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V서 가장 취약한 포지션은 미드'라는 예상은 어디까지나 예상에 불과했다. 오히려 '크라운' 이민호를 주저없이 팀의 기대주로 꼽았던 최우범 감독의 말이 허언이 아니었다.
이민호는 지난 16일 서울 서초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1주차 킹존과 경기에서 미드 라이너로 출전해 팀의 2-0 완승에 일조했다. 1세트 라이즈, 2세트 말자하로 킹존의 주포인 '비디디' 곽보성의 카시오페아와 라이즈를 틀어막았다.
지난해 롤드컵 우승팀 KSV의 미드 라이너임에도 시즌 전까지 이민호에 대한 주목도는 소위 4강 구도로 불리는 다른 미드라이너들인 '페이커' 이상혁 '폰' 허원석 '비디디' 곽보성의 존재감에 비해 낮았다.
전문가 집단의 시즌 예상에서도 '크라운' 이민호의 경기력에 의문부호를 붙였다. 이런 상황에 '과연 크라운이 통할까'라는 여론까지 일어날 정도였다.
하지만 '크라운' 이민호는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팀 훈련을 소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즌을 준비했다. 지난해 쉬는 날 없이 훈련에 매달렸던 방법 보다는 '쉴 때는 확실하게 쉬고, 집중할 때는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이런 이민호의 모습을 지켜본 최우범 감독은 "이민호가 4년차 맞이한 이번 시즌서는 기존의 저평가를 확실하게 떨쳐낼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출발은 살짝 불안했다. 정글 싸움에 가세하다가 '비디디' 곽보성 '피넛' 한왕호의 협공에 퍼스트블러드를 당했다. 그러나 '비디디' 곽보성의 욕심을 역이용하면서 미드 솔로킬을 만들어냈다. 미니언 웨이브를 활용한 지능적인 모습에 계속 자신을 노리던 상대의 공세를 피하는 동물적인 피지컬까지 정상급 미드라이너의 위기 관리능력이 발휘됐다. 비록 1세트 MVP는 '앰비션' 강찬용이 차지했지만 이순간은 단연 1세트 명장면 중 하나였다.
2세트에서 선택한 '말자하' 역시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말자하는 라이즈에 비해 라인 주도권이 없지만 로밍을 선택해 '큐베' 이성진의 갱플랭크의 성장을 밀어줬다. 시간이 흘러 아이템을 갖추자 말자하의 장점인 한 타 시너지가 제대로 발휘됐다. 킹존의 딜러들은 이민호의 말자하를 신경쓰는 나머지 '룰러' 박재혁을 의식하지 못하고 한 타에서 맥을 못 췄다.
최우범 KSV 감독은 "기대대로 였다. 이번 시즌 이민호는 정상급의 기량으로 팬들에게 분명 인정받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이민호의 활약을 칭찬했다. 최 감독의 기대대로 첫 경기는 흠잡을 데 없었다. 올해는 "시즌이 끝나고 난 뒤 결코 후회 하지 않겠다"는 이민호의 소원이 이뤄질지 기대된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