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FA 정근우(36)의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그렇지만 한화는 여전히 정근우를 올 시즌 전력으로 생각 중이다. 사인&트레이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한화 박종훈 단장은 17일 정근우와 관련 "에이전트랑 계속 만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알려진대로 협상이 정체돼 있다.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계약의 과정이라 본다"며 "정근우는 올 시즌 우리 팀 전력으로 생각한다. 사인&트레이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화와 정근우는 계약기간을 놓고 이견을 보이며 협상이 막혔다. 한화는 최초 제시안인 2년 계약을 고수하고 있다. 당초 에이전트 없이 직접 협상한 정근우는 지난 연말 에이전트를 선임하며 하와이로 개인 훈련을 떠났다. 하지만 그 후에도 협상에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정근우보다 1살 많은 FA 김주찬이 지난 16일 KIA와 2+1년 총액 27억원에 계약하면서 하나의 기준점이 생겼다. 김주찬이 예상보다 좋은 조건에 계약하며 한화와 정근우의 협상도 복잡해졌다. 다만 우승팀 KIA와 8위 한화의 사정은 다르다. KIA는 우승 프리미엄과 함께 올해도 정상권 전력으로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지만 한화는 당장의 성적보다는 세대교체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전력상 한화에 정근우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정근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뒤 오선진이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오선진이란 대체 선수가 있지만, 지금 당장 전력을 보면 정근우를 그냥 포기할 수 없다.
한화가 정근우를 올 시즌 전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넥센이 채태인을 롯데로 보내준 것처럼 FA 계약 후 트레이드도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근우는 그런 사안이 아니다. 최준석·이우민·이대형처럼 이적시 FA 보상선수를 포기하는 것은 더더욱 고려 대상이 아니다.
박종훈 단장은 "계약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 본다. 아직은 시간이 남아있다. 빨리 매듭을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화는 오는 31일 선수단 전체가 일본 오키나와로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약 2주가량 시간이 있다. 정근우도 하와이에서 귀국한 만큼 창구는 열려있다.
한편 한화의 또 다른 미계약 FA 선수인 투수 안영명과는 합의점을 찾았다. 구단의 최초 2년 계약안에 동의했고, 세부 옵션 조율만 남았다. 옵션 비중을 어떻게 할지가 마지막 관건이다. 안영명은 FA 계약을 마치면 일정 금액을 지역 사회 불우이웃를 위해 기부할 계획이다. /waw@osen.co.kr
[사진] 박종훈 단장-정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