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롯데 자이언츠 루키들을 위한 ‘리틀 빅’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사직구장도, 2군 시설이 있는 김해 상동구장도 아닌 제3의 장소인 동의과학대에서 진행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2016년 신인 선수들부터 ‘리틀 빅’ 프로그램이라는 체계적인 신인 관리 시스템을 진행하고 있다. 그거 공을 치고, 잡고, 던지고, 달리는 단순한 반복 운동만을 실시했던 아마추어 선수들을 프로 무대에 걸 맞는 몸 상태로 탈바꿈하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과정이다.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기술 훈련에 돌입하기 전, 기초 체력과 밸런스, 코어 강화 운동을 중점적으로 실시해 신인 선수들을 ‘프로화’ 시키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롯데는 그동안 이 ‘리틀 빅’ 프로그램을 구단 시설이 아닌 제 3의 장소에 위탁해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일본 돗토리 월드윙 센터 부산지사에서 진행했고, 올해는 부산 전포동에 위치한 동의과학대 스포츠재활센터에 위탁해 신인 선수들을 관리하고 있다. 기존 구단 시설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신인 선수들의 몸 상태를 면밀하게 체크한 뒤 그에 맞는 재활 및 강화 단계를 체계적으로 밟기 위함이다. 이곳 동의과학대 스포츠재활센터에서는 K리그 선수들의 '재활 명소'로 유명하고, 롯데에서도 손아섭, 전준우, 김원중 등도 이곳에서 재활 과정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 역시 신인 1차 지명 선수 한동희와 2차 1라운더 투수 이승헌을 비롯해 총 11명의 신인 선수들이 동의과학대로 출근해 운동을 하고 있다. 구단 트레이너들도 함께하면서 이들의 상태를 면밀히 체크하고 프로 선수로서 달라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주 6일간 훈련이 진행되며 필라테스를 통한 유연성 강화 운동과 밸런스 운동, 코어 강화 운동 등 아마추어 시절에 그동안 신경 쓰지 못했던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훈련하고 있다. 1차 지명 한동희는 “그동안 코어 운동이 부족해서 힘을 제대로 쓸 수 없다고 하더라. 이제 3주 차에 돌입하는데 코어 근육들이 강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며 ‘리틀 빅’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는 소감을 전했다.
사실 롯데 입장에서 이렇게 특별히 신인 선수들을 관리하는 것에는 다른 이유가 없다. 그동안 신인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서 세대교체의 시기를 놓쳤기 때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에서 뽑힌 선수들은 아마추어 시절 혹사의 여파로 프로 무대에 들어와 그라운드 대신 재활군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많았다. 또한 체계적인 몸 관리에 실패하면서 입단 초기에 부상으로 페이스가 꺾이는 일들도 비일비재했다. 비단, 롯데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롯데는 신인 선수들에게 남다르고 의욕적일 데뷔 시즌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현재의 ‘리틀 빅’ 프로그램을 생각해내기에 이르렀다.
2016년 신인이던 외야수 나경민은 고질적인 어깨 부상을 달고 있었지만 리틀 빅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관리에 힘쓰며 데뷔 시즌 1군 무대에 나설 수 있었고, 지난해에는 내야수 김민수와 포수 나종덕이 큰 부상 없이 퓨처스리그와 1군 무대를 오가며 풀타임 시즌을 치를 수 있었다. 김민수와 나종덕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나란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파워를 증명해 보였다.
이제 시행 3년 차에 돌입하기에 그 성과를 단기간에 확인할 수는 없을 터. 그러나 이러한 과정들이 모인다면 롯데가 공을 들인 ‘리틀 빅’ 프로그램 역시 향후 빛을 볼 가능성도 충분하다. /jhrae@osen.co.kr
[사진] 리틀 빅 프로그램에 참가 중인 한동희(위)-이승헌(아래).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