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영화 ‘1급기밀’은 故홍기선 감독의 4번째 장편이자 ‘선택’ ‘이태원 살인사건’처럼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사회고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지난 2010년 본격적으로 제작에 착수해 8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는 영화로 정의 없는 힘에 맞선 용기와 신념에 대한 깊이 있는 메시지로 사회 부조리를 꼬집고 세상을 바꾸는데 일조하는 예술의 사회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 그러나 누군가는 반드시 이야기해야 하는 것을 만들겠다는 홍기선 감독의 연출 철학을 고스란히 투영했다.
김상경은 1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조주형 대령님이 홍기선 감독님과 오랫동안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영화화되고 개봉을 앞둔 것에 굉장히 기뻐하시더라(웃음). 근데 저는 특별하게 걱정을 안 했었다. 영화사에서도 개봉을 못 할 거 같다고 걱정을 하셨다던데, 제가 순진했나보다”라고 개봉을 앞두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 및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전했다.
김상경은 "저는 관객들에게 상업영화의 재미를 드리기 위해 참여하는 것이지 일부러 정치색을 띠며 시나리오를 결정하는 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억울했던 경험을 전하기도 했다. “제가 ‘화려한 휴가’로 일베에 빨갱이 배우로 찍혔다더라(웃음). 전 그냥 시나리오가 좋아서 한 거였는데, 가령 사회고발적인 영화를 자주 해온 감독님들의 성향 때문에 그렇게 비춰질 수 있다고 본다. 보수와 진보가 모두 손을 잡고 해결해야할 문제인 거 같다”라는 정치적 중립적인 성향을 전했다.
극중에 나오는 실존인물 조주형 대령은 국방부 핵심인사가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특정기종(F-15K)을 선택하고 시험평가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보했다. 이 제보로 미국 내에서도 사실상 단종된 F-15K의 선정을 위해 부당한 압력을 넣은 사실과 국방부가 평가 기준을 조작하려 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에 김상경은 “좀 더 많은 분들이 이 사건을 아셨으면 좋겠다. 제가 얼마 전에 재미있는 기사를 봤다. ‘신과 함께’가 기무사 표창을 받았더라. 왜 ‘신과 함께’가 받나 했다(웃음)”고 농담을 건네며 “제가 원래 상복(福)도 없지만 상 받으려고 영화 찍는 건 아니다. 이게 군인들을 위한 영화지 그들을 비판하려고, 일명 까려고 만든 영화는 아니다. 군인들이 많이 보셨으면 좋겠다. 보시고 나면 보람을 느끼실 것 같다”는 생각도 전했다.
국가라는 이름으로 봉인된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는 범죄 실화극이다. 김상경과 김옥빈, 최귀화, 최무성, 김병철 등의 배우들이 열연을 펼쳐 주·조연을 막론하고 연기 구멍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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