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살 정성훈은 육성을 저해하는걸까?
지난 16일 FA 김주찬이 KIA와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눈길이 정성훈(38) 영입 여부에 쏠리고 있다. 정성훈은 LG에서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며 무소속 신분이다. 방출과 동시에 KIA행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현재까지 다른 구단 입단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역설적으로 KIA 입단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말이다. 실제로 김기태 감독은 정성훈의 영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KIA 구단도 김 감독의 의사에 맡기겠다는 방침이다. 김 감독이 정상 수성을 위해 정성훈이 필요하다고 결단을 내리면 영입을 추진할 태세이다.
정성훈이 입단하면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00안타(2105개)를 넘긴 정성훈은 나이가 많지만 3할 타자이다. 작년 3할1푼2리(276타수 82안타)를 기록했다. 포지션은 1루수 혹은 지명타자 기용이 가능하다. 1루수 김주찬과 지명타자 나지완과 주전 경쟁이 예상된다. 혹은 전문 대타 요원으로 나설 수 있고 이들 가운데 부상 선수가 나올 경우 대체 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1군 엔트리 28명 가운데 투수 12명, 포수 2명을 제외하면 야수 가용인원은 14명이다. 이명기, 김주찬, 버나디나, 최형우, 나지완, 안치홍, 이범호, 김민식, 김선빈으로 이어지는 주전을 제외하면 여섯 자리가 남는다. 내야수 김주형, 내·외야수 서동욱과 최원준, 외야수 신종길 이영욱 박준태, 내야수 황윤호 등이 백업 요원 후보로 꼽힌다.
정성훈이 입단하면 1군에 있을 것이고 분명히 누군가는 자리 하나를 잃는다. 선수들의 평균 나이도 확 높아진다. 37살 김주찬과 이범호, 35살 최형우, 33살 나지완을 넘는 최고령 타자가 된다. 신종길 35살, 서동욱 34살, 김주형도 33살이다. 그래서 우승도 했으니 젊은 선수 육성을 하는 것이 낫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여기에서 한걸음 더 들어가면 초점은 21살의 유망주 최원준에게 맞춰있다. 최원준은 미래의 주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외야수는 물론 3루수와 유격수 주전 자리를 물려 받아야 한다. 수비력이 부족하지만 타격 재질은 충분하다. 꾸준히 출전한다면 수비력도 좋아지고 분명히 주전으로 자리잡을 재목이다.
그렇다고 정성훈이 최원준의 자리를 뺏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현재 최원준은 좌타 대타 혹은 대수비 요원이다. 최원준이 주전이 되기 위해서는 3루수 이범호, 유격수 김선빈, 외야 트리오(최형우, 버나디나, 이명기)를 밀어내야 가능하다. 최원준 보다는 신종길 서동욱 김주형 등의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육성을 저해하기보다는 경쟁자가 등장하는 셈이다.
KIA는 여전히 선수층이 두껍지 못하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유출된 선수는 단 한 명이었다. 2~3명은 낙점받을 것으로 예상했는데도 좌완 베테랑 투수 고효준만 롯데로 이적했다. 황대인 등 몇몇 젊은 야수들은 군복무 중이다. 결국은 앞으로 2~3년은 지나야 안정된 선수층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정성훈의 입단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이유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