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하드캐리만으로는 심폐소생이 어려웠던 '투깝스'였고, 마지막까지 허술하기만 했다. 월화극 1위로 종영을 하긴 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시청률과 평가였기에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MBC 월화드라마 '투깝스'가 지난 16일 사건을 해결한 차동탁(조정석 분)과 자신의 몸을 찾은 공수창(김선호 분)의 이야기를 담으며 종영됐다. 차동탁의 입장에서는 사랑과 우정을 동시에 쟁취하는, 그야말로 해피엔딩이다.
이 덕분에 '투깝스'는 9.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투깝스'가 보여준 허술한 전개는 두고 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전망이다.
'투깝스'는 조정석이 일찌감치 출연을 결정지으며 기대작으로 떠올랐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올라선 조정석이기에 그의 차기작에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 게다가 액션 잘하는 정의로운 형사와 뺀질이 사기꾼을 동시에 연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조정석의 또 다른 연기 변신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조정석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제대로 충족시켰다. 김선호의 말투와 행동을 완벽히 따라하며 제대로된 1인 2역을 보여줬다. 깊이감 있는 감정 연기는 물론이고 액션 연기까지, 흠 잡을 곳이 없었다. 김선호와의 브로맨스 역시 좋았다.
문제는 허술한 대본이었다. '빙의'라는 소재는 이미 여러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것이기에 얼마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내느냐, 또 수사물인만큼 얼마나 탄탄한 전개가 뒷받침되느냐가 중요했다. 하지만 '투깝스'는 수사물로서의 치밀함이나 긴장감을 살리지 못했다.
범인의 행적이 치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찰의 수사 방식 역시 설득력을 얻기 어려웠다. 범인들의 휴대폰으로 현장을 생중계한다거나, 마지막회에서처럼 진범이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범행을 시인하는 모습 등은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차동탁의 대사는 진부하다 못해 느끼하기까지 해 2018년에 방송되는 드라마가 맞나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했다. '투깝스'의 낮은 완성도와 산만한 전개는 방송 초반부터 지적을 받았지만,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
그나마 조정석 김선호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유종의 미다. 나름 훌륭한 필모그래피를 만들어가고 있던 조정석 연기 인생에 '투깝스'는 오점이라는 시청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다. /parkjy@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