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KIA가 우승 전력을 모두 눌러앉혔다. 별다른 외부 수혈이 없는 가운데 단 한 명, 정성훈(38)의 행보가 화두다. 과연 정성훈과 KIA의 궁합은 어떨까.
KIA는 16일 "프리에이전트(FA) 김주찬과 2+1년 27억 원에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진통 끝에 내린 잔류 결정. KIA는 이제 단 한 명의 출혈도 없이 2017년 우승 전력을 지켜냈다.
발 빠른 행보가 돋보인 겨울이었다. '20승 투수' 헥터 노에시를 비롯해 '복덩이' 로저 버나디나, '후반기 에이스' 팻딘을 잔류시킨 게 그 시작이었다. 가장 중요한 과제였던 '대투수' 양현종과도 연봉 23억 원에 재계약했다. 당장 '20승 듀오' 원투펀치가 모두 그대로 남는 셈이다. 거기에 '캡틴' 김주찬까지 잔류했다.
KIA의 선발진과 타선에는 단 하나의 이탈도 없다. 불펜에서 마당쇠 역할을 했던 박진태를 비롯해 고장혁, 김호령 등 야수진이 군 입대했지만 큰 출혈은 아니다. 오히려 미래를 위해서 내린 현명한 선택이었다.
우승 전력을 그대로 유지한 이상 KIA의 2018시즌 전망은 단연 '우승 후보 0순위'다. 그런 KIA임에도 당분간 스토브리그에서 이름이 오르내릴 전망이다. 정성훈 때문이다.
정성훈은 지난 11월, LG에서 방출됐다. 이를 두고 LG 팬들이 양상문 단장에 대해 강하게 성토할 만큼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정성훈은 지난해 115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2리, 6홈런, 30타점을 기록했다. 321타석밖에 들어서지 않았음에도 여전한 생산력을 발휘했다. 정성훈은 조정득점생산력(wRC+)에서 121.7을 기록했다. 이는 3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27위에 해당한다.
KIA는 지난해 3할 타자 7명을 위시하며 막강한 공격력을 뽐냈다. 하지만 정성훈의 성적은 이들에 쉽사리 밀리지 않는다. wRC+로 따졌을 때, 정성훈보다 생산력 있던 타자는 최형우(162.8)와 나지완(140.0), 버나디나(127.8), 안치홍(122.3)이 전부다. 당장 정성훈이 가세해도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다. 표본이 많지 않은 건 분명하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들쭉날쭉한 기회에도 어느 정도 생산력을 보여줬다는 의미다.
물론, 정성훈이 입단한다고 해서 당장 1군 한 자리를 꿰찰 건 아니다. 대타 자리를 노리기 위해서도 서동욱이나 최원준 등 경쟁자가 산적하다. 그러나 대타 자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거기에 우타 대타로 범위를 좁히면 마땅한 자원이 눈에 띄지 않는다. 단순히 '고향팀'이라는 요소 외에도 KIA와 정성훈의 궁합이 들어맞는 이유다.
김기태 KIA 감독은 정성훈을 두고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단순히 이 발언을 두고 영입에 대한 가능성을 논하는 건 무리지만, 한 번쯤 고민해 볼 만한 카드임에는 분명하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