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인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와 함께 자란 감독은 선수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항변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새라 머레이 감독이 입국했다. 캐나다 출신인 머레이 감독은 올림픽 직전 대표팀을 이끌고 북미 전지훈련을 펼친 뒤 대표팀에 이어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머레이 감독이 갑작스럽게 주목을 받는 것은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남북 단일팀 구성 때문이다. 불씨가 꺼져가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이 다시 살아났다. 현실성이 없다던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이 단일팀 종목으로 떠올랐다.
원래 단일팀 구성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무조건적인 방법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 고위급 회담을 통해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확정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 때문에 IOC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에 협조를 구해 35명을 늘려 북한 선수들을 인위적으로 끼워 넣겠다는 방안이 탄력을 받고 있다.
머레이 감독은 가장 우선적으로 자신의 선수들에 대한 안타까움 심정을 나타냈다. 중요한 것은 아이스하키가 개인종목이 아닌 팀 스포츠라는 것. 따라서 단일팀으로 분위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올림픽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머레이 감독은 지도자 경험이 많은 편이 아니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와 함께 머레이 감독도 자라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머레이 감독은 "팀 조직력이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동안 배웠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연습과 경기를 할 때 생소할 수 있다. 특히 선수들의 사기도 꺾일 것이다. 올림픽을 목표로 연습했는데 늦게 합류한 사람들에게 자리를 뺏기는 박탈감도 클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10명을 합류 시키는 것은 문제다. 물론 몇 명 뛰어난 선수들도 있다. 구체적으로 이름까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2~3명 정도 팀에 합류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냉정하게 말하면 현실적으로 북한 선수 추가는 어렵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 선수들을 먼저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팀 내 생길 수 있는 소요 사태를 막는 것이 가장 우선이기 때문이다.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올림픽 출전이라는 목표를 갖고 준비를 해온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이번 단일팀 소식으로 인해 분위기가 흔들리고 있다. 물론 메달권에 이를 만한 실력은 아니지만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따라서 스포츠에 대한 이해가 없이 정치적으로 선수들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로 여자 대표팀 선수들에게 단일팀을 강요한다면 행복 추구권도 문제될 수 있다.
하지만 머레이 감독은 이미 6개월 전부터 나왔던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머레이 감독은 "이런 것들이 정치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국과 북한처럼 분단된 국가가 하나의 단일팀을 구성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지난 4시즌 동안 우리는 쉽게 북한을 이겼다. 그들이 얼마나 좋은 선수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백업 선수들 보다 뛰어 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부자지만 외부자의 입장에서도 단일팀이 정치적이라는 것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외부자가 우선 자신의 선수들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모두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알지 못하는 이들의 힘이 더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