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박정민, 김태리, 최희서는 매 작품마다 이색적인 캐릭터를 맡아 예상치 못한 연기 변신을 보여주는 충무로 기대주들이다. 풋풋한 신인의 테를 점차 벗어던지며 베테랑 선배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은 면모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어서다. 이들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게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먼저 류준열은 올해 4편의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내달 개봉하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가 올해의 첫 작품. ‘리틀 포레스트’는 연애, 취업 등 어느 것 하나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 청춘 3인방이 고향에서 만나 사계절을 함께 보내며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에서 류준열은 재하 역을 맡아 혜원을 연기한 김태리, 은숙 역의 진기주와 친구로 등장한다. 비슷한 또래 배우들이 그려낼 소꿉친구의 모습이 공감도와 추억을 자극하며 20대 청춘들에게 힐링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 최대 마약조직의 보스 이선생을 잡기 위해 숨 막히는 추격을 펼치는 범죄 액션극 ‘독전’(감독 이해영)에서는 락 역을 맡아 조진웅, 김주혁, 김성령, 박해준과 호흡을 맞췄다. 에너지 넘쳤던 촬영 현장이 스크린에 얼마나 강렬하게 담겼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5개월 간 75회 차의 촬영을 진행해 지난해 11월 전격 크랭크업했으며 구체적인 개봉날짜는 아직 미정이다.
유지태, 조우진 등과 환상의 라인업을 꾸려 촬영 전부터 기대를 받았던 범죄 영화 ‘돈’(감독 박누리)은 부자가 되는 꿈을 가지고 여의도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의 삶은 추적한다. 그가 이른바 ‘작전 설계자’를 만난 후 돈의 유혹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고. 류준열은 일현 역을 맡았다.
올 상반기 크랭크인 하는 영화 ‘뺑반’(감독 한준희)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공블리’ 공효진과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됐다는 점에서 또 한 차례 예비 관객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박정민도 이달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을 통해 이른바 ‘인생 연기’를 보여줬다. 자폐 2급의 서번트증후군 캐릭터를 소화하기도 어려운데, ‘1도 없던’ 피아노 연주 실력을 키우며 신인남우상의 저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또 이달 말 개봉을 앞둔 영화 ‘염력’(감독 연상호)을 통해 변호사로 분한다.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평소 본인의 실제 성격이 가장 잘 드러난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의외의 빈틈은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할 듯하다.
‘변산’(감독 이준익)에서 래퍼로 분한 박정민의 랩 실력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이 영화는 되는 일 하나 없는 무명 래퍼 학수가 고향으로 돌아가 동창 선미(김고은 분)를 만나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현재 박정민은 ‘검은 사제들’ 장재현 감독의 차기작 ‘사바하’를 촬영 중이다.
‘아가씨’(감독 박찬욱)를 통해 대중에 얼굴을 알린 김태리는 6월 항쟁을 그린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을 통해 다시 한 번 충무로 기대주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이번엔 김태리가 전면 주연으로 나선 ‘리틀 포레스트’가 흥행에 성공할지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여름에는 현재 촬영을 진행 중인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안방극장에 첫 데뷔한다.
지난해 영화 ‘박열’(감독 이준익)을 통해 국내 유수의 영화제 시상식에서 여우 신인상을 휩쓴 최희서도 충무로를 이끌 차세대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2009년 데뷔해 8년 만에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한 셈. 첫 눈에 봤을 때 예쁜 외모는 아니지만, 볼수록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하며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개성을 살린 연기가 자신의 발전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충무로 기대주로 떠오른 만큼 차기작에 쏠린 관심이 높아진 것은 당연지사. 올 4월 방송될 OCN 드라마 ‘미스트리스’를 통해 높아진 대중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드라마는 30대에 접어든 네 여자의 사랑과 우정을 담는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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