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경쟁, 넘어야 할 산이다.
한국인 FA 내야수 최지만(27)의 새 보금자리는 밀워키 브루어스다. 15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의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며 총액 150만 달러 계약이 정식 발표된 최지만은 다시 경쟁에 나선다.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3년을 뛴 에릭 테임즈(32)를 넘어야 한다.
최지만은 FA가 된 후 13개팀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다. 그 중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는 40인 로스터를 보장하는 계약을 제시했지만 최지만의 선택은 밀워키였다. 최지만의 미국 에이전시 'GSM'은 밀워키행을 결정한 배경으로 '경쟁해볼 만한 상대를 고른 뒤 경쟁자를 최소화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밀워키의 1루에는 테임즈, 헤수스 아귈라가 있다. 테임즈는 138경기 타율 2할4푼7리 116안타 31홈런 63타점 OPS .877, 아귈라는 133경기 타율 2할6푼5리 74안타 16홈런 52타점 OPS .837을 기록했다. 지난해 시즌 중반부터 좌타자 테임즈, 우타자 아귈라가 플래툰 시스템으로 기용됐다.
다만 테임즈에겐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다. 최지만의 실질적인 1루 경쟁자는 아귈라가 될 전망. 밀워키 구단은 남은 FA 시장에서 추가 1루수 영입은 없을 것이라고 최지만 측에게 약속했다. 스프링캠프에서 개막 로스터 진입을 놓고 아귈라와 경쟁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개막 로스터에 진입해도 주전 자리를 꿰차기 위해선 테임즈를 넘어야 한다. 밀워키는 내셔널리그 소속이라 지명타자가 따로 필요없다. 이에 최지만은 좌익수 수비도 연습하며 생존 경쟁을 준비 중이다. 테임즈 역시 지난해 1루수로 108경기, 좌익수로 25경기를 뛰었다. 같은 우투좌타로 최지만과 여러모로 많이 겹친다.
최지만으로선 테임즈와 피할 수 없는 경쟁이 예고된다. 그럼에도 밀워키를 선택한 건 그만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밀워키가 최지만을 영입한 것도 테임즈의 부진을 대비한 결정이다. 테임즈는 지난해 4월 타율 3할4푼5리 11홈런 OPS 1.276으로 돌풍을 일으켰지만, 5월 이후 타율 2할2푼6리 OPS .789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좌투수에 타율 1할8푼2리 6홈런 OPS .664로 매우 약했다.
밀워키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의 성향으로 볼 때 최지만도 충분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카운셀 감독은 지난해 1~8번 타순 조합이 123개나 될 만큼 타순 변화가 잦았다. 상대 투수와 타자 컨디션에 따라 당일 라인업을 신중하게 정한다.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할 때 밀워키는 최지만이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최적의 팀이다. /waw@osen.co.kr
[사진] 최지만-테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