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승원이 보여줄 매력의 끝은 어디일까. '요괴가 이렇게 멋지고 웃기면 반칙'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차승원은 지난 14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 6회에서 손오공(이승기)의 계략 탓 요괴의 본색을 드러냈다. 하지만 우마왕(차승원)은 간신히 욕망을 억제하며 그야말로 '젠틀 요괴'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삼장 진선미(오연서)의 피를 마신 우마왕은 요괴의 본능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차승원은 본능을 일깨우는 우마왕으로 빙의해 이마에 핏줄까지 세우며 실제 고통스러운 듯 연기를 선보였다. 날카로운 송곳니와 손톱까지 길어지는 등 마왕의 본모습은 디테일이 살아있는 차승원표 연기와 맞물려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우마왕은 삼장을 대면하며 일촉즉발의 위기에 맞닥뜨렸으나 아직은 마음을 굳히지 못한 오공 덕에 최악의 상황을 모면했다. 이후 그는 마비서(이엘)가 구해온 해독제 덕분에 요괴로 변하지 않았지만 부작용이 있었다. 기진맥진해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하이톤으로 간신히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머리와 손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차승원은 매회 매 순간 진지함과 코믹함을 넘나들며 낙차 큰 연기를 선보이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배우' 차승원의 진가가 또다시 확인된 순간이다.
우마왕은 삼장과 자신의 비서를 지키려 살신성인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하기도 했다. 마비서가 삼장의 피 때문에 괴로워하는 우마왕을 대신해 칼을 들고 그녀를 찌르기로 결심했으나, PK(이홍기)의 말을 듣고 어느샌가 나타난 우마왕이 그 앞을 가로막았다.
가슴에 칼이 꽂힌 우마왕의 얼굴 표정은 고통스럽게 일그러졌으나 나찰녀(김지수)를 구원하기 위한 1000년 수행의 이유를 지키려는 책임감과 의무감이 눈에 띄었다. 또 오공이 "어이, 개비서. 한번만 더 이딴 짓 하면 죽는다"고 하자 우마왕은 "네 손에 죽게 두지 않아. 죽어도 내 손에 죽는다"고 마비서를 감싸 안았다.
아울러 그는 잘못을 뉘우치며 자신을 죽이라는 마비서에게 "그래 죽일 거야. 그런데 지금은 아니야. 내가 알아서 '죽여야겠다' 싶을 때 날 잡아서 죽여 줄테니까 그전까진 어떤 놈에게도 죽어선 안 된다. 명령이다"라며 심쿵한 말도 보탰다. 차승원의 진지함과 카리스마가 폭발했고, 오랜 기간 함께한 이를 내치지 않고 보듬은 진심 역시 빛났다.
차승원은 5, 6회에서도 가히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매회 새롭고 다채로운 연기로 시청자를 홀리고 있는 차승원이 다음 회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될 정도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우마왕은 자신의 사무실을 찾은 영화제작자 조나단(마이클 리)이 어린 시절, 어린 선미(갈소원)를 사랑했던 것을 알게 됐다. 앞서 손오공의 계략에 당한 우마왕이 이번에는 손오공에게 어떤 전략을 세워 반격을 가할지 관심이 쏠린다. /kangsj@osen.co.kr
[사진] tvN ‘화유기’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