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의 성장? 백호 없이 여덟 타자로도 이길 팀이 되는 게 중요하다".
2018년 kt에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투타의 주축 영입. 두산에서 7년을 뛰었던 외인 최다승 투수 더스틴 니퍼트(37)를 수혈하며 외인 구성을 마쳤다. 또한,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 후 돌아온 프리에이전트(FA) 황재균(31)을 4년 총액 88억 원에 데려왔다.
예년과 달리 빠른 행보로 2018시즌 전력 조각을 얼추 마친 상황이다.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예전 모습을 의식한 듯, 과감한 행보를 내딛었다. 물론, 내부 FA 이대형 계약이 남아있지만 급한 현안은 아니다. '4년 연속 최하위'는 피하겠다는 각오를 겨우내 보여왔다.
신인 자원들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역 연고지인 유신고 투수 김민(19)을 1차 지명으로 데려왔고, 1순위 지명권을 가졌던 2차 지명에서도 이변 없이 '최대어' 강백호(19)를 품었다. 강백호는 투타 겸업으로 이슈를 모으며 '한국의 오타니 쇼헤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는 지난 시즌 고교야구 모든 대회를 통틀어 타율 4할2푼2리(102타수 43안타), 2홈런, 32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 1.143. 고교 3년 동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아울러, 투수로는 11경기에 등판해 29⅔이닝을 더지며 3승1패, 평균자책점 2.43을 마크했다. kt는 강백호에게 역대 야수 계약금 공동 2위에 해당하는 4억5천만원을 안겨줬다.
구단 안팎에서 엄청난 기대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자연히 2018시즌 첫 선을 보일 강백호의 성적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장타력을 갖춘 이정후(20·넥센)'가 된다면 대박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려오는 상황이다.
김진욱 kt 감독은 올 시즌 구상을 물을 때면 언제나 "강백호를 주전 좌익수로 생각하고 있다"고 단호히 말한다. 기량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스타성'에 주목한 결정이다. 김진욱 감독은 "kt하면 떠오르는 전국구 스타가 없다. 강백호를 향한 관심은 고스란히 kt를 향한 관심이 된다. kt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 우리에게는 그런 스타가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신인 선수에게 많은 짐을 지우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김 감독은 "성적에 대한 건 확실히 물음표다. 이정후만큼 해준다면 정말 대박이다. 하지만 그것만 기대한다면 우리나 백호 모두 부담이다"라며 "본인의 재능을 모두 보인다면 이정후가 될 수도, 그걸 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정후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낼 가능성도 있다. 부담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진욱 감독은 "강백호에게 기회는 주지만, 결국 강백호 없이 여덟 명의 타자로도 이길 수 있는 팀이 돼야한다. 팀이 강해지면 재능있는 선수들은 자연히 성장한다. 자기가 역할을 못해도 다른 선수들이 그걸 메꿔주기 때문이다"라고 강변했다. 결국 kt가 앞선 시즌의 모습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강백호의 성장세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백호의 성격 자체도 이런 주위 환경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 편이다. 강백호는 "주위에서 워낙 많은 기대를 하지만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저 내 야구를 하면 된다"며 만19세 답지 않은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강백호는 매일 같이 수원 kt위즈파크에 출근하며 프로의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지풍매직'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가 짜준 루틴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 과연 2018 kt는 강백호의 성장 토양을 만들 만큼 강해질 수 있을까.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