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의 SK랩북] ‘재도약’ SK, 2018년을 관통할 5가지 물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1.15 06: 08

SK는 비교적 긍정적인 성과와 함께 2017년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여기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단기적으로 2019년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더 나아가야 할 부분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명문 구단’ 건설의 초석을 놔야 한다. 2018년 성과가 중요한 이유다. 퇴보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몇몇 전력 보강 요소가 있어 2017년 시작보다는 낙관적인 기류가 흐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팀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제각기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한편으로는 2018년 성적에 따라 팀 내 역학 구도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노리는 SK의 2018년을 관통할 질문 5가지를 뽑아봤다.
물음① 힐만 감독, 한국식 용병술 더해 재계약?

트레이 힐만 감독의 선임은 성공적이었다. 외국인 특유의 리더십으로 팀의 건강한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선수들의 의식도 많이 바뀌었다. 팀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고 보면 된다. 전력 이탈 요소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 동안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것 또한 긍정적이다. 체질 개선과 성적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2017년이었다. 이는 SK가 힐만 감독을 영입하며 원했던 그림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진한 부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몇몇 부분에서는 아직 KBO 리그의 특성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했기에 당장 강요할 수 없는 사안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1년이라는 시행착오에서 겪은 고민의 산물을 2018년에는 보여줘야 한다. 불펜 운영, 세밀한 부분에서의 승부 등이 대표적인 포인트가 될 것이다. 힐만 감독 스스로도 진화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재계약 가능성도 높아진다.
물음② 金의 복귀, 완벽 재활 징검다리 놓을까
SK의 2017년 전망이 어두웠던 것은 ‘에이스’ 김광현의 팔꿈치 수술 이탈이 확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SK의 2018년 전망이 밝은 것은 김광현이 돌아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지난해 넥센과의 트레이드로 얻은 좌완 파이어볼러 김택형도 복귀가 예정되어 있다. 김광현은 선발진에서, 김택형은 불펜진에서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복귀 후 1년차이기 때문에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두 선수의 순조로운 복귀는 SK의 2019년 대권 도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김광현은 올해 정규시즌 100이닝 남짓의 이닝 제한이 걸려 있다. 2019년을 내다 본 수순이다. 장기적으로는 선발감으로 분류되는 김택형도 올해는 불펜에서 뛸 가능성이 크다. 유망주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프런트의 의중이 읽힌다. 두 선수가 건강과 완벽한 재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다 이룰 수 있을지는 2018년 내내 화제가 될 수 있다.
물음③ 불펜은 정비될까
SK의 2017년 가장 큰 문제는 불펜이었다. 선발진에서 나름대로 긍정적인 성과를 낸 것에 비해, 불펜은 크게 흔들렸다. 그간 불펜 전력에서는 리그 평균 이상의 성적을 냈기에 충격은 두 배였다. 결국 2018년 가장 먼저 바로 잡아야 할 부분은 불펜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힘들다. 한편으로는 불펜 세대교체도 준비해야 한다. 이리저리 신경 쓸 곳이 많은 부분이다.
구단 내부에서는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다. 돌려 말하면,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더 나빠질 것이 없다”라는 말도 된다. 일단 자원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시즌을 운영할 만한 자원들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내부의 판단이다. 경쟁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선수들의 각성은 물론, 적절한 투수 교체 타이밍이나 자원들의 적재적소 배치 등을 통해서도 승부를 걸어볼 만한 구석이 있다. KBO 리그 경험이 풍부한 손혁 신임 투수코치에게 걸리는 기대도 크다.
물음④ 2년차 징크스는 없을까
흔히 소포모어 징크스라고 불리는 2년차 징크스는 꼭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선수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직전 연도에 알을 깨고 나온 선수들에게도 동일한 시험대가 기다린다. 더 집요해질 상대의 분석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성적이 고꾸라질 위험성이 존재한다. “자기 경력이 되려면 3년은 꾸준하게 활약해야 한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니다. SK의 야수들도 비슷한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해 뛰어난 성적을 낸 한동민 김동엽을 비롯, 몇몇 젊은 선수들은 2018년이 굉장히 중요하다. 지난해 정도, 혹은 그 이상의 성적을 낸다면 팀의 주축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다면 팀의 2018년 구상이 완전히 흐트러지면서 혼란이 불가피하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라인업 조합이 나온 지난해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선수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철저한 준비는 기대할 수 있다.
물음⑤ 부진했던 베테랑, 자존심 살릴 수 있을까
SK의 2017년 성적이 롤러코스터를 탔던 것은 팀의 중심을 잡아야 할 몇몇 베테랑 선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연히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는 젊은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팀 성적이 오르막과 내리막을 탔다. 리빌딩이든, 리모델링이든 결과적으로 팀의 중심을 잡아야 할 뼈대는 반드시 필요하다. 힐만 감독의 생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다소 부진했다고 해도 기회의 장에서 배제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적으로 보답하는 일이 남았다.
김강민 박정권 이재원 김성현 등 야수들은 이제 경쟁의 장으로 들어간다. 젊은 선수들이 많이 치고 올라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장점이 있는 선수들이자, 팀에서 해야 할 일이 있는 선수들이다. 마운드에서는 채병용 박희수 윤희상의 투구를 주목할 만하다. 이 선수들이 자신에게 걸리는 평균 실적을 낸다면 SK의 2018년은 의외로 순탄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팀의 신구 조화 색채도 더 뚜렷해진다. /SK 담당기자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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