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베트남 대표팀이 체격 조건이 우세한 호주를 상대로 이변을 만들어냈다.
베트남은 14일 중국 장쑤성 쿤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D조 2차전 호주와의 경기서 후반 27분 터진 응우옌 쾅 하이(19번)의 결승포를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응우옌 쾅 하이는 한국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호주를 상대로 열세라는 평가를 받은 베트남은 이날 예상대로 수비적인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공격수 한 명을 최전방에 내세웠지만 최후방에 5명의 수비수가 포진했다. 또 중원의 미드필더들도 수비로 내려선 채 경기에 임했다.
베트남은 경기 초중반엔 밀리는 모습이었다. 높이와 체력을 앞세운 호주의 공격에 중심을 잡지 못했다. 측면은 물론 중앙 공격까지 쉴 새 없이 파고드는 호주의 위협에 베트남 수비진은 걷어내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베트남 수비는 좀처럼 뚫리지 않았다. 수비벽을 촘촘하게 세웠고 라인을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호주 공격진의 운신폭을 좁혔다.
중원에서부터 한 발 더 빠르고 부지런하게 압박을 가해 신체적 열세를 극복했다. 중원에서는 협력 수비가 돋보였다. 한 명이 공을 잡으면 저돌적이고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나섰다. 베트남은 호주의 공격 루트를 앞서서 차단, 전체 경기 흐름에 차츰 적응력했다.
후반 30분이 지나자 베트남 수비진은 서서히 안정을 찾았다. 그러자 베트남은 오히려 호주 수비진을 허둥대게 만들었다. 전반 33분 후방에서 전방으로 올린 공이 호주 수비진의 몸에 맞고 흐르는 사이 응우옌 콩 푸용이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잡을 뻔 하기도 했다.
응우옌 콩 푸용은 전반 35분 오른쪽 페널티박스를 쇄도하며 위협적인 슛을 날리기도 했다. 또 전반 38분에는 한국전에서 골을 터뜨렸던 응우옌 쾅 하이의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슛이 코너를 향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후반 들어 호주와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전반에 보여준 압박과 부지런함을 그대로 유지했다. 공격과 수비의 전환을 빠르게 가져가면서 오히려 호주보다 체력적으로 우세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결국 후반 27분 응우옌 쾅 하이가 수비진이 걷어낸 공을 곧바로 때려 결승골을 터뜨렸다.
호주는 후반 초반 조셉 챔프니스가 결정적인 슛 찬스를 잡는 등 주도권을 잡으려 애썼다. 측면 공격으로 베트남 수비진을 흔들어댔다. 하지만 중원부터 철저하게 압박하며 나선 베트남의 헛점을 공략하지 못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AFC 공식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