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한희준이 8개월만의 신곡 '딥 인사이드(Deep Inside)'로 컴백했다. 기존의 '교회 오빠' 이미지를 벗고 세련되고 도시적인 노래로 돌아온만큼 외적 내적으로 모두 큰 변화가 이뤄졌다. 10kg을 감량했고 고지식했던 성격도 180도 바꿔버렸다. 말 그대로 '모험'이다.
다행히 그 모험은 꽤나 성공적이다. 선배 가수의 칭찬과 동료들의 호평, 대중들의 관심을 두루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과연 한희준은 이번 컴백을 앞두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다음은 한희준 인터뷰 일문일답.
◆오랜만의 신곡이다.
8개월 만의 신곡이다.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고, 대중에게 설득력 있게 음악을 들려드리기 위해 외형적인걸 가꿨다. 10kg를 뺐다. 교회 청년같은 느낌을 가졌기 때문에 이질감 들지 않게 다가가고 싶었던 거다. 실제 이번 노래는 도시적인, 새벽 감성이다. 나 역시 '도시 청년'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이름을 알리기엔 더 대중적인 장르가 낫지 않나.
좋은 음악이라면 음악의 성향에 상관없이 마니아 층이 확보되는 게 한국 가요계라 생각한다. 나만의 대중을 만들어서 더 많은 대중을 설득하고 싶다. 새로운 작곡가 팀이 '이런 음악이 너와 어울리지 않을까' 하며 이 노래를 들려줬고, 나 역시 끊임없이 노력하며 자신감을 가졌다. 이를 통해 나만의 마니아 층을 만들겠다.
◆원래 알앤비 장르에 관심이 있었는지.
음악에 편식이 없다. 아티스트로서 큰 장점이다. 줏대가 없다는 반응도 나올 수 있는데 사실이 그렇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노래라 생각했다. 이에 모든 걸 내려놓고 음악색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타이틀곡이 듀엣곡인데 아쉽진 않았나.
평소의 나 같았으면 서운했을 거다. 하하. 하지만 상대가 레이디스코드 소정이었다. 소정의 목소리가 이 노래를 훨씬 더 좋은 음악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줬다. 또 이번 컴백을 준비하며 많은 작곡가들에게 도움을 얻었다. 그러다보니 자존심을 내려놓고 그 도움을 기쁘게 흡수했다.
◆신인치고 공백기가 길었다. 조급하진 않았나.
남과 비교하는 순간부터 순위가 정해지고, 우울하고, 암울해진다. 그래서 나는 나 혼자만의 레이스를 펼쳤다. 다른 가수, 동기들과 경력의 속도차를 매기지 않았다. 대결과 경주를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대결과 경주를 즐기지 않는 것 치고 꽤 많은 오디션에 나갔는데.
오디션만큼 자신의 스토리를 말할 수 있는 무대가 없다. 노래를 부르기 전, 이 노래를 왜 부르게 됐는지, 이 노래가 내게 어떤 의미인지 설명할 시간이 있어서 정말 좋다. 그들의 삶에 스며드는 노래를 부르는 것만큼 축복된 자리는 없다. 음악방송에 나가는 것과는 또 다른 중요함이다.
◆오디션 출신 남성 솔로가수 에릭남, 존박, 에디킴과 활동반경이 겹친다.
그들은 포근하고 착한 교포의 느낌이다. 실제로도 정말 성격이 좋고 착하다. 뉴욕에서 볼 수 있는 교회 형들의 느낌이다. 난 그들보다 더 날카롭고 예민한 성격이다. 그런 성격이 음악적으로도 더 표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길 바라고 있고.
◆이 노래를 통해 어떤 반응을 얻고 싶나.
이전까지 '착한 슬픔'을 노래했다면 이 노래부터 센치한 도시 감성을 노래해야 했다. 그래서 마음을 튜닝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는 내 매력을 알게 됐다. 이 노래를 들으며 나의 섹시함을 찾았다고나 할까? 듣는 분들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으면 한다. 태민의 '무브'가 나온 이후 '무브병'이 돌지 않았나. 나 역시 대중에게 '섹시병'을 전염시키고 싶다.
◆어쩐지. 이름 빼고 정말 다 바뀌었다.
예전엔 고지식해서 모든 의견을 튕겨냈다면, 이번엔 다 수용했다. 의견을 수용하면 항상 좋은 결과가 있었다. 방송도 마찬가지다. 자신감 없다고 피하지 않겠다. 모든 걸 수용하겠다. 개인적으로는 JTBC '아는형님' 장성규 아나운서의 롤을 원한다. 하하.
◆앞서 말한 '좋은 결과'라는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달라.
어떤 앨범을 냈을 때도 SNS 팔로워 수가 증가한 적 없었는데 이번엔 눈에 띄게 늘었다. 나도 더 노력하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 또 김범수는 내게 '네 음악의 색을 찾은 것 같다'고 말해줬다. 정말 행복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한국 음악이 어느샌가부터 차트 기준에 의해 흥망성쇠가 결정된다. 그 부분이 아깝고 아쉽다. 개성있고 멋있는 음악을 많이 하는 이 나라의 대중음악계가 한 차트에만 의존하는게 아쉽다. 하지만 대중이 이를 바꿀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지금처럼 열린 사고로 자신의 음악 취향을 더욱 존중하며 음악을 들으면 차트의 갑(甲)은 차트 관리자가 아닌 대중이 될 것이다.
◆좀 더 개인적인 목표를 들고 싶다.
MAMA 남자 솔로 가수상 수상! 하하. 또 패션 화보를 찍어보고 싶다. 그리고 이 노래를 통해 대중의 음악 플레이 리스트 안에 들어가고 싶다. 정주행, 역주행 모두 노리고 싶다.
한편 지난 4일 발표된 한희준의 신곡 '딥 인사이드'는 전 음원사이트를 통해 들을 수 있다./jeewonjeong@osen.co.kr
[사진]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