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미워할 수 없는 악동을 봤나.
'화유기' 이승기가 탄탄한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손오공을 맛깔스럽게 표현해내 호평을 이끌고 있다. 단순히 멋있기만 한 남자 주인공이 아니라 더욱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이승기는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에서 제천대성 손오공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돌화산에서 태어난 요괴원숭이인 손오공은 뛰어난 요력과 무술로 제천대성이란 칭호를 받아 천계의 신선이 되었지만 오만한 성품으로 큰 죄를 짓고 오행산에 갇혀 있었다.
그러던 중 우마왕(차승원 분)에 의해 오행산에 오게 된 진선미(오연서 분)의 도움을 받아 탈출을 하게 됐다. 이 때 맺은 계약으로 인해 계속해서 인연을 이어가게 된 손오공과 진선미는 또 한번 우마왕의 계략으로 절대 떨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되고 말았다.
바로 손오공의 손에 채워진 금강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서유기'에서 손오공은 머리에 금관을 쓰고 있는데, 삼장법사는 손오공이 죄를 지을 때마다 주문을 외워 고통을 주곤 한다. 하지만 '화유기'에서 손오공은 금강고로 인해 삼장인 진선미를 사랑하게 되고, 이 때문에 괴로움을 느낀다.
진짜 사랑이 아니지만, 진선미가 슬퍼하거나 죽는다는 상상만 해도 손오공은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게 되는 상황. 이로 인해 손오공은 끊임없이 "사랑하니까"를 외치면서도 진선미를 까칠하게 대하기 일쑤. 게다가 이날 방송 말미 손오공은 우마왕에게 진선미의 피가 담긴 와인을 몰래 먹였다.
현재 우마왕은 신선이 되기 위해 삼장을 잡아먹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다. 이를 아는 손오공이 수를 쓴 것. 손오공은 "우리 고통을 나누자. 절대로 가질 수 없는 것을 갈구하는 고통을 마왕도 느껴봐"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분명 삼장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진선미가 위험에 빠질 때마다 짠하고 나타나 멋있게 해결사 역할을 하는 손오공이다. 하지만 타고난 악동의 성향을 감출 수는 없다. 이승기는 이런 손오공을 능청스럽게 연기해내며 극적 재미를 한층 끌어올려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어찌보면 손발이 오그라들 수도 있는 대사나 상황임에도 이승기는 물흐르듯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승기 아닌 손오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기가 막힌 캐스팅이라는 평가다. 이제 5회 방송을 마친 '화유기'에서 이승기가 얼마나 큰 존재감을 보여줄지 기대가 쏠리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화유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