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기대주 이덕희(19, 현대자동차-서울시청)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호주 오픈 예선 결승에 진출했다.
이덕희는 13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멜버른파크서 열린 2018 호주 오픈 예선 2라운드서 프랭크 댄스빅(33, 캐나다, 364위)을 세트스코어 2-1(4-6, 7-6(8), 6-3)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집중력의 승리였다. 이덕희의 예선 2라운드는 장장 26시간 펼쳐졌다. 당초 12일 시작된 경기는 내내 비로 인해 계속 중지되다 13일 26시간 만에 비로소 끝났다.
12일 시작된 2라운드 경기는 세트스코어 1-1까지 진행됐고, 이어 13일 3세트 게임스코어 0-0(1게임 듀스-상대 어드벤티지 서비스 상황)서 재개됐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재경기로 열린 3세트서 이덕희는 전 날의 피로를 잊은 듯 빠른 스탭과 공격 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승부처는 2-2로 동률을 이룬 후 상대의 서브로 시작된 다섯 번째 게임이었다. 스코어는 듀스까지 이이졌고 이덕희는 스트로크 공격을 앞세워 결국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이어진 이덕희의 서비스 게임에선 한 포인트도 내주지 않고 이겨 4-2로 앞서나갔다. 이후 한 게임을 내주긴 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6-3으로 세트를 따내 이틀에 걸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덕희의 맞상대 댄스빅은 2003년 턴프로한 뒤 개인 최고랭킹 65위(2007년 9월)까지 기록한 바 있다. ATP 월드 투어 250시리즈 준우승 2회를 비롯해 챌린저 대회 8회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강자다. 특히 오랜 기간 프로 선수로 활약하며 축적된 노련함과 함께 원핸드 백핸드를 구사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경기 내내 강하지는 않지만 깊은 코스의 서브와 스트로크를 구사했고 네트 플레이와 변칙 플레이 등 노련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덕희는 본인의 주무기인 공격적인 스트로크로 맞섰고 결국 승리를 가져왔다.
이덕희는 "상대방의 포핸드 스트로크가 좋았다. 초반 수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비가 오면서 경기가 여러 번 중단돼서 경기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2세트가 시작되면서 상대의 힘과 체력이 떨어지는 게 보여 더 공격적으로 했는데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컨디션 조절을 잘해서 다음 경기에서도 꼭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매 경기마다 응원해주시는 한인분들과 한국에서 응원해주시는 모든 테니스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고 싶다" 고 각오를 밝혔다.
이덕희는 지난해에 이어 호주 오픈에서 2회 연속 그랜드 슬램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이덕희는 지난해 호주 오픈에서도 예선 결승에 진출한 바 있다. 당시엔 이덕희가 역전패해 안타깝게 본선 진출이 좌절됐었다. 이덕희가 13일 경기서 승리하면 한국 테니스 역사상 처음으로 그랜드 슬램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하는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덕희는 13일 루벤 베멜먼스(29, 벨기에, 119위)와 본선 티켓을 놓고 최후의 결전을 치른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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