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개봉한 영화 ‘1987’이 드디어 오늘(13일 오전 7시 기준)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한지 18일 만의 기록이다. 이번 주말 더 많은 관객이 들어 흥행에 한층 높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빠른 속도로 오른 수치는 아니지만 우직하고 진정성 있게 메시지를 던지며 관객들의 호평을 얻었다. ‘신과 함께-죄와 벌’에 밀려 2위로 시작했지만 1위로 오르는 ‘정주행’을 보여주고 있다. 가족들이 함께 보기에 좋은 영화라는 점에서 연말연시 극장가와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1987’은 제목 그대로 1987년 6월 10일부터 6월 29일까지 대한민국에서 전국적으로 벌어진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그린 영화이다.
87년에 발생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연말연시 가족 관객층 공략에 성공한 점과 배우들의 연기력, 탄탄한 시나리오 면에서 호평을 받은 점 등을 ‘1987’의 흥행 요인으로 꼽는다.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바탕으로 느와르, 로맨스, 드라마를 적절히 섞어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작품은 많았지만 6월 항쟁을 영화화한 작품은 ‘1987’이 처음이다.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지구를 지켜라!’로 주목 받아온 장준환 감독의 원숙미가 묻어나는 진정성 있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려는 경찰과 전두환 정권, 이에 맞서 각자의 자리에서 신념을 건 선택을 했던 보통 사람들의 행동이 모여 광장의 거대한 함성으로 확산되기까지. 가슴 뛰는 6개월의 시간을 밀도 있게 담은 것이다.
장준환 감독은 “포스터에도 적혀 있듯 ‘모두가 뜨거웠던 그 해’를 담았다. 모두가 거리로 뛰어나오기까지 밑에서 뜨거운 열이 가해지고 있었다”며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서로가 얼마나 순수하고 뜨거웠던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윤석 강동원 여진구 유해진 김태리 이희준 박희순 등 출연한 배우들 역시 출연 분량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인상적인 연기로 마치 톱니바퀴처럼 각자의 역할을 해냈다. 결단력 있는 행동과 미묘한 감정 변화까지 따라가게 만든 그들의 디테일한 연기가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