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태인(36)이 롯데맨이 됐다.
채태인은 12일 넥센과 1+1년 총액 1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뒤 곧바로 롯데 좌완투수 박성민(20)과 1대1 트레이드됐다. 이로써 롯데는 비시즌 강민호(33)를 놓쳤지만 손아섭(30)을 지킨 뒤 민병헌(31)과 채태인까지 영입하며 FA 시장의 승자로 우뚝 섰다.
▲ 3할 타자 영입...좌우 균형 맞췄다
롯데는 기존 전준우, 손아섭, 이대호, 번즈에 민병헌과 채태인까지 영입하며 3할 타자만 6명을 보유한 핵타선을 구축하게 됐다. 채태인은 지난 시즌 384타석에 들어서 규정타석(446)을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 3할2푼2리, 12홈런, 62타점, 34볼넷으로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그는 많은 나이와 부상경력, 보상액 9억 원 등이 걸림돌로 작용해 FA 계약에는 실패했지만, 타자로서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수다.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채태인이 좌타자라는 점이다. 롯데는 전준우, 이대호, 번즈에 새로 영입한 민병헌도 우타자다. 최준석도 우타자였다. 채태인은 손아섭과 함께 좌타자 라인에서 균형을 맞춰줄 수 있는 좋은 카드다.
▲ 이대호 수비부담 줄었다
지난 시즌 롯데는 이대호가 주로 1루수를 맡고, 최준석이 지명타자로 뛰었다. 130kg에 달하는 최준석이 아무래도 수비까지 보기는 부담이 심했기 때문. 이 라인업이 굳어지면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6월 17일 넥센전 조원우 감독은 이대호의 체력분배를 위해 이대호를 지명타자, 최준석을 1루수에 배치했다.
그런데 구단직원이 선수명단을 이대호 1루수로 잘못 파악하고 제출했다. 롯데 1회초 공격에서 이대호는 이미 삼진으로 물러났다. 1회말 롯데의 수비에서 최준석이 1루수를 보자 넥센측이 이의를 제기했고, 롯데는 비로소 문제점을 파악했다. 결국 최준석이 1루수를 보는 대신 롯데는 이대호를 교체하는 촌극을 빚었다. 투수 노경은이 타석에 서면서 ‘노타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채태인 영입으로 이런 상황은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1루수비가 좋은 채태인은 이대호와 함께 교대로 1루수를 보면서 이대호의 부담을 크게 덜어줄 수 있다. 채태인은 지난 시즌 때린 110개의 안타 중 23개가 2루타였다. 3루타도 하나가 있다. 최준석보다는 발이 빨라 기동력에서도 롯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유일한 우려는 내구성이다. 채태인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지난 시즌 109경기 출전에 그쳤다. 경기 중 급성장염으로 교체된 적도 있었다. 시즌 중후반에는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으로 결장이 잦았다. 채태인으로서는 꾸준한 몸관리로 전 경기 출전을 목표로 두는 것이 급선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