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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프로농구 올스타 교류전, 왜 1년 만에 중단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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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KBL이 야심차게 진행했던 일본프로농구와의 교류전이 왜 1년 만에 중단됐을까.

KBL은 지난해 1월 새롭게 출범한 일본프로농구 B리그와 ‘제 1회 동아시아 클럽 챔피언십’을 개최했다. KBL과 B리그의 정규리그 1위팀이 올스타 휴식기를 맞아 매년 양국을 오가며 올스타전야제에 서로 맞붙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KBL 챔피언팀이 시즌 종료 후 다른 리그팀과 맞붙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시즌 중 1위 팀이 최정예 멤버를 데리고 외국에 원정을 간다는 것은 파격이었다. KBL은 리그 일정과 경기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부작용을 감수하고, 당시 B리그 1위 가와사키 브레이브스와의 교류전을 성사시켰다. 이에 따라 1위팀 KGC인삼공사가 일본 도쿄로 파견됐다.

오세근과 이정현은 일본에서 진행되는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경기 일주일 전 당일치기로 일본에 다녀오기도 했다. 2017년 1월 13일 KGC선수단과 김영기 KBL 총재, 이성훈 KBL 사무총장 등이 일본 도쿄 요요기 제1체육관에서 B리그 관계자들과 함께 공식기자회견을 가졌다. KGC 선수들은 국내 기상상황 악화로 비행기가 연착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 피곤한 상태로 겨우 행사에 임했다.

오오카와 마사아키 B리그 총재는 “한국에서 온 KGC를 환영한다. 페어플레이하고 환상적인 플레이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영기 총재는 “요요기 경기장은 53년 전 내가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선수로 뛰었던 곳이다. 당시 내가 득점 2위를 했지만 한국선수단 성적이 좋지 못했다. 이번 경기를 계기로 극동지역 농구시장이 단일화 돼 한일이 함께 뛰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답사를 했다. 기자도 도쿄현장에서 취재를 했다.

다음날 요요기 체육관에서 열린 본 경기는 대성공이었다. B리그 올스타전야제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이벤트성 경기에 6천여 명의 유료관중이 몰렸다. 한국프로농구 1위 팀이 왔다는 ‘한일전’ 성격의 홍보가 제대로 먹혀들었다. KGC는 부상을 우려해 오세근과 이정현이 거의 뛰지 못했다. 그럼에도 문성곤과 키퍼 사익스가 대활약한 끝에 80-83으로 아쉽게 패했다. 특히 사익스는 폭발적인 덩크슛으로 일본관중들에게 농구의 묘미를 전달했다. 경기결과까지 일본이 이겼으니 일본관중들이 크게 만족한 경기였다.

그래서였을까. 1월 15일 열린 B리그 올스타전도 흥행대박을 터트렸다. 1만 명을 수용하는 요요기 제1체육관에 만원관중이 몰려 발 디딜 틈도 없었다. 가장 싼 입장권 좌석이 약 3만 원이었다. 코트와 가장 근접한 1층 좌석은 10만 원이 넘었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올스타 관련용품도 매진행렬을 이루면서 마케팅 측면에서도 성공한 이벤트였다. 일본프로농구가 야심차게 준비를 잘한 결과였다. KGC인삼공사가 바람잡이 역할을 제대로 해준 측면도 매우 컸다.

KBL의 우수성을 일본에 알린 홍보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특히 훤칠한 외모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한 문성곤은 경기 후 일본 여성팬들에게 둘러싸여 사인을 해주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 경기를 계기로 한국선수의 팬이 됐다는 관중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KGC 역시 정관장 브랜드를 일본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관계자들도 호평일색이었다. 김영기 KBL 총재는 “일본의 경기장 시설이 NBA수준이었다. 큰 스크린과 화려한 조명은 나도 감명을 받았다. 우리 KBL도 이런 서비스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B리그 관계자들 역시 KGC 구단과 KBL에 감사를 표하며 2018년 답방을 약속했다.

올해는 일본프로농구 1위팀이 한국에 답방을 올 차례였다. 예정대로라면 B리그 전체 1위 류큐 킹스가 한국에 와서 13일 원주 DB와 올스타 전야제 경기를 치르는 것이 맞다. 하지만 올해 이 대회는 개최되지 않는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성훈 KBL 사무총장은 “일본에서는 오겠다고 했지만 우리가 거절했다. 비용과 일정의 이유였다. 올 시즌 A매치 휴식기가 두 번이나 잡혀 리그 일정이 타이트해졌다. 선수들이 이벤트에 참여하기가 어렵다. 또한 일본선수단이 오는 항공권과 호텔 등 비용일체를 KBL이 지불해야 하는데 여의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양대 리그의 올스타팀이 아닌 단일팀끼리 맞붙는 이벤트성 경기라 특정팀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가 있다. KBL의 일정이 지난 시즌에 비해 빡빡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A매치 때문에 리그일정이 어려워진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이미 지난 시즌 KGC가 도쿄원정에 다녀온 터라 이번에는 우리가 안방에서 손님을 맞이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일본 B리그도 한국과 같은 14일에 올스타전을 치러 현재 휴식기다. 

KBL은 13일 올스타 전야제를 맞아 3대3 OB전을 개최한다. KBL 선수들이 출신모교를 중심으로 헤쳐모여 3대3 농구대결을 펼치는 이벤트다. 스타들이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좋다. 다만 한국선수들의 3대3 경기는 속공에서 덩크슛 등 화려한 장면이 나오기 어렵다. 선수층이 얕은 일부 경기는 흥미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일 프로농구 최강전’에 비하면 임팩트가 많이 떨어진다. 결국 KBL이 지난해 남 좋은 일만 해준 격이 됐다.

앞으로 B리그와 교류전은 아예 단절된 것일까. 이성훈 사무총장은 “그런 것은 아니다. 내년이라도 형편이 나아지면 일본팀을 초청할 수 있다. 나아가 중국프로농구 CBA팀과도 교류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답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키퍼 사익스 / 한명석 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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