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베테랑 야수 김주찬(37)과 KIA의 협상이 미궁에 빠져있다.
한국시리즈 우승할 때만해도 김주찬의 FA 계약은 어려운 일이 아닌듯 했다. 김주찬은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달고 3할 타율을 넘기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공로를 세웠다. 구단도 활약도와 8년 만의 우승 프리미엄을 얹힌 조건을 준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일사천리로 FA 잔류를 하는 듯 했다.
구단에게는 20승을 따내고 정규리그 MVP와 한국시리즈 MVP에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한 양현종이 커다란 산이었다. 2016시즌을 마치고 해외 진출을 모색하다 유턴하는 바람에 FA 계약도 단년만 했다. 다들하는 4년짜리 장기 계약도 못해준 미안한 점도 컸다.
여기에 2017시즌 역대급 성적을 거두었으니 도대체 얼마를 주어야 할 지 고민이었다. 양현종이 감당하기 힘든 조건을 요구하면 어쩌나 싶었다. 그러나 오히려 양현종은 큰 문제 없이 재계약을 했다. 해를 넘길 것 같았지만 며칠을 앞두고 사인했다. 2018 연봉은 23억 원이었다. 물론 옵션까지 포함하면 30억 원을 훌쩍 넘는다.
양현종이 먼저 계약을 하면서 쉬울 것 같았던 김주찬은 오히려 해를 넘겼다. KIA는 김주찬에게 계약 기간 2+1년, 연간 10억 원 정도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IA 구단은 우리 나이로 40살까지는 보장하는 조건이었으니 충분한 예우라고 자신했다.
김주찬에게서 'OK 사인'이 나오지 않으면서 공전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구단 제시액보다 나은 조건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주찬과 원만한 재계약을 생각했던 KIA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재계약한 김주찬과 함께 새해를 산뜻하게 맞이하고 싶었던 김기태 감독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이다.
선수 처지에서는 협상에서 더 많은 돈을 받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KIA가 조건을 바꿀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물론 서로 필요성을 인정하니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는 아닐 것이다. 분명한 점은 곧 전지훈련이 다가오고,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부담만 커진다는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