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자가 보기에는 다소 의아한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해 당사자들은 감정이 교차했다.
롯데와 넥센은 12일, 사인 앤 트레이드 형식으로 프리에이전트(FA) 채태인(36)과 롯데의 좌완 투수 박성민(20)을 맞바꿨다.
채태인의 롯데행이 일찌감치 확정된 상황에서 관심은 채태인의 계약 규모, 그리고 반대급부로 넥센으로 이동할 롯데의 선수가 누구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넥센은 롯데의 좌완 투수 중 한 명을 원했고, 콕 찍은 선수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에 지명된 박성민(20)이었다.
사직중-울산공고 출신의 좌완 투수인 박성민은 183cm 93kg의 체구를 갖고 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7경기 등판해 26⅔이닝 1승 4패 평균자책점 9.11을 기록했다. 프로 첫 시즌이었던만큼 지난해는 경험을 쌓는 시즌이었다고 봐야 한다.
지난해 야수 집중의 드래프트 전략을 보여준 롯데였다. 그 중 4라운드라는 상위 픽에서 뽑힌 만큼 롯데 입장에서도 기대를 모은 자원이었다. 특히 좌완 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였기에 박성민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정도 있었다.
그런데 트레이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넥센이 박성민을 콕 찍어서 제안했다. 박성민에 대해서 롯데 내 일부에서는 의아한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박성민을 직접 보고 선택한 스카우트팀은 달랐다. 그만큼 롯데 스카우트팀에서는 박성민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었다는 의미. 그리고 넥센도 마찬가지로 박성민을 잠재 가치를 높게 보면서 직접 선택을 했다는 것.
롯데 스카우트팀 관계자는 박성민에 대해 "고등학교 2학년때 까지 투수를 했고 3학년 때 몸이 안 좋아서 잠시 타자로 뛰었다. 그래도 우리는 드래프트 때 투수에 대한 잠재력까지 감안해서 지명했다. 당시 우리 드래프트 후순위였던 넥센도 박성민을 파악하고 5~6라운드 정도에서 지명하려고 했는데, 우리가 먼저 지명해서 놀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넥센이 박성민을 지목했을 때 주저했다. 꽁꽁 숨겨둔 선수였다. 2군 전지훈련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고, 몸 상태를 회복하면서 140km 초중반의 공을 뿌렸고, 폼도 까다로운 편이다. 지난해 후반기에는 계속 기회를 주려고 했다"며 "훈련태도와 성실성은 나무랄 데 없는 선수다"며 박성민을 평가했다.
이미 넥센은 지난해 단행한 4건의 트레이드 중 3건의 반대급부가 모두 젊은 좌완 유망주들이었다. 김성민(SK↔김택형), 정대현, 서의태(kt↔윤석민), 이승호, 손동욱(KIA↔김세현, 유재신)이 모두 지난해 넥센에 합류한 20대 초반의 좌완 투수들이다. 트레이드 당시에 다소 의아한 시선들이 많았고, 이번 트레이드에서도 넥센의 기조는 달라지지 않았다.
롯데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서 이대호와 함께 1루 수비의 부담감을 덜고, 좌타 라인업을 강화하는 전력의 즉시 증강 효과를 노리고 있다. 아울러 넥센은 다시 한 번 유망주 투수진을 두텁게 만들며 미래를 도모하는 선택을 했다.
이번 트레이드 역시 의아한 시선들이 따른다. 당장은 롯데 쪽으로 무게가 기우는 것이 사실이다. 박성민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 양 팀의 스카우트팀 만이 박성민에 대한 가치를 알고 있다. 과연 박성민은 롯데와 넥센이 기대했던 만큼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트레이드의 평가를 바꿔놓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사진] 박성민.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