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장준환 감독)이 영화를 보며 떠오르는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상식 Q&A를 공개했다.
Q. 윤기자(이희준)를 비롯한 기자들이 배달된 기사를 보고 있을 때, 사방에서 전화가 걸려오던데, 누구한테 걸려온 전화인가요? 또, 왜 기자들은 정신없이 뛰쳐나갔던 건가요?
A. 먼저, 윤기자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의 장소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내부의 ‘기자실’로, 각종 언론사의 검찰 출입 담당 기자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당시 석간이었던 중앙일보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단독기사를 내자, 이 기사를 본 각 언론사에서 해당 사건을 취재하라는 전화가 걸려오는 것이며, 기자들은 해당 사건을 바로 취재하기 위해 달려나가는 것입니다.
Q. 시위 장면마다 등장해 사람들을 쫓아가 때리고, 항의하던 연희(김태리) 모녀를 끌어다 차에 태우기도 했던 청자켓 차림의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A. 이들은 소위 ‘백골단’이라 불리던 사람들로, 8,90년대 시위자들을 진압하고 체포하기 위해 구성된 사복경찰관들입니다. 흰색 헬멧에 청자켓 복장 때문에 백골단이라는 별칭으로 불렸습니다. 주로 무술 유단자와 특전사 출신으로 구성되어 당시 폭력적인 진압에 앞장섰던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Q. 연희는 왜 엄마랑 떨어져서 들판에 버려지나요?
A. 당시 경찰들은 집회∙시위를 하다 붙잡힌 사람들이 다시 시내에 모여서 시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근교에 뿔뿔이 흩어놓곤 했습니다. 심지어 영화 속 연희 모녀는 각각 다른 차에 태워지는데요, 이 두 모녀가 함께있는 것 마저 가로막는 극단적이고 잔인한 시대상을 보여줍니다. 영문도 모른 채,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버려졌던 연희, 그리고 당시의 수많은 시민들은 얼마나 무섭고 막막했을까요.
Q. 왜 길거리에서 사람들 몸을 수색하고 신분증을 검사하고, 교문 앞에서 가방을 뒤지나요?
A. 경찰관이 수상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붙잡아 질문하고 수색하는 ‘불심검문’입니다. 당시 집행되던 검문은 수시로 특별한 이유 없이 시행되었고 사소한 이유로 트집을 잡기 일쑤였습니다. 예를 들면, 손바닥에 생채기가 있으면 시위하며 돈을 던져서 생긴 것이냐는 등, 평범한 책들을 펼쳐보며 불온한 내용이 실려있다는 등 말도 안 되는 이유들로 통행을 막고 체포하기까지 했습니다. 교문 앞에서 ‘학번을 외워보라’며 가방을 뒤지는 것은 대학생들이 연합해 시위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해당 학교 학생이 아닌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당시 학생들은 가방에 영어로 된 서적이나 잡지들을 채워 넣고, 일부러 치마를 입거나 화려한 액세서리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Q. 엔딩크레딧과 함께 흐르는 영상에서, 시위대를 향해 휴지를 던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1987년 6월, 대학생들은 물론 수많은 시민들이 시위에 합류했습니다. 그 중에는 직장인들, 소위 ‘넥타이 부대’도 합류했지만 근무시간이어서 미처 함께하지 못한 시민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미안한 마음과 응원하는 마음으로 시위에 필요한 간식, 현금 그리고 휴지나 치약 등 각종 물품 등을 던지곤 했습니다. 경찰이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던지는 ‘최루탄’을 맞으면 눈, 코가 매워 눈물, 콧물이 앞을 가리고 피부가 따가웠다고 해요. 이 최루액을 닦기 위해 휴지가 필요했습니다. 또, 치약의 경우는 코밑이나 눈밑에 바르면 그 얼얼함 때문에 최루가스나 최루액의 매움을 덜하게 해준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윤기자가 사무실에서 뛰어다니는 장면을 자세히 보면, 코 밑에 치약을 바르고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한편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1987’은 지난 11일 14만 408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관객수는 475만 5885명이다. /nyc@osen.co.kr
[사진] 영화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