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의 박나래와 기안84가 핫한 커플로 떠올랐다. 이마키스라는 역대급 수상소감을 남긴 두 사람에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응원이 쏟아지는 중. 하지만 몇몇은 그런 두 사람을 향해 ‘일부러 엮는다’는 의혹을 보내기도 한다. ‘나 혼자 산다’를 이끄는 황지영 PD와 이경하 작가는 이 말에 단호한 목소리로 “노”를 외쳤다.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는 2017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회장 전현무부터 달심언니 한혜진까지 무지개 회원들이 하나로 뭉쳐 쫀쫀한 케미를 만들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나 혼자 산다’의 전성기로 이어졌다. 덕분에 ‘나 혼자 산다’는 2017년 방송연예대상에서 8관왕을 차지할 수 있었다.
특히 이중에서도 박나래와 기안84가 실시간 검색어를 휩쓸 정도로 최고의 화제를 모았던 바. 이들은 ‘한 집안’인 전현무와 한혜진을 제치고 베스트커플상을 차지했다. 기안84는 대상 공약으로 자신과의 결혼을 내건 박나래에게 “여자가 먼저 말을 했는데 남자가 빼는 건 아닌 것 같다. 진짜 그렇게 된다면 약속 지키겠다”고 말하며 박력있는 이마키스를 선보여 모두를 심쿵하게 만들었다.
이를 무대 아래에서 바라보고 있던 ‘나 혼자 산다’ 황지영 PD와 이경하 작가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OSEN과 만난 두 사람은 한입으로 “얼마나 조마조마했는데”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경하 작가는 무사히 생방송을 마쳐서 지금은 웃으면서 말을 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혹시나 ‘방송사고’가 나진 않을지 마음을 졸이며 바라봤다고 한다.
“이렇게 화제를 모으게 해준 기안84와 박나래에게 감사하다. 생방송 때에는 정말 조마조마 하면서 바라봤다. 기안84가 아무래도 연예인이 아니니까 더 걱정이 됐다. 기안84가 말하는 직업을 가진 친구도 아니고, 생방송이라는 특수성이 있으니 소감 이야기를 할 때 혹시나 엉뚱한 소리를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황지영 PD는 “사실 기안84가 호명 직전까지도 ‘떨려서 못 올라가겠다’고 해서 걱정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박나래와 이시언한테 수상소감을 대신 말해달라고 해야 하나 별 생각을 다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기안84는 무대에 올라간 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멋진 수상소감과 이마키스 명장면까지 만들어 전현무로부터 ‘생방 천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MC들이 ‘볼뽀뽀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그걸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진짜 이마뽀뽀를 한 기안84를 보면서 정말 순수하다는 생각을 했다. 기안84의 그런 순수함이 여성들을 심쿵하게 만드는 것 같다. ‘여자가 먼저 말 꺼냈는데 남자가 빼는 것도 아닌 것 같다’고 말한 건 진짜 순수한 진심이었다. 그걸 보는 우리도 그가 멋있게 느껴졌다. 그게 기안84의 매력인 것 같다.”
최근 박나래와 기안84의 러브라인이 돋보이면서 일각에서는 ‘나 혼자 산다’가 ‘우결’이냐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황지영 PD도 이런 반응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상식의 이마키스를 보며 황지영 PD는 “오히려 이걸 보면서 시청자들이 우리의 진정성을 봐줄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너희가 우결이냐’ ‘일부러 두 사람을 엮지 말라’는 댓글들을 봤다. 제작진은 두 사람의 감정을 일부러 엮으려고 하지 않고 있다. 시상식의 이마키스를 보며 ‘오해가 풀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이 만나는 대로, 흐르는 감정들을 담아내는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지 않나. 이마키스를 보며 시청자들이 이제야 좀 이해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박나래와 기안84의 ‘핑크빛’은 현재진행형인걸까. 이런 반응에 대해 박나래는 “기안84님이 100% 날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고, 기안84는 “말도 안 된다”며 그저 친한 오빠 동생이라고 손사래를 친다. 진실은? 제작진도 “몰라요”다. 이경하 작가는 “우리가 그렇다고 ‘너희들 진심이야?’라고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며 웃음을 터뜨린다.
“기안84와 박나래가 진심인지는 우리도 잘 모른다. 그들의 감정이니까. 우리가 그렇다고 그들을 붙잡고 ‘진심이냐’고 물어볼 수도 없지 않나. 그리고 무엇보다 ‘나 혼자 산다’의 중심이 그게 아니니까(물어볼 필요가 없다). 그리고 남녀의 감정이라는 게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지 않나. 그래서 규정지을 수 없을 것 같다. 제작진도 시청자의 마음으로 ‘오늘은 진짜 나래가 좋아하는 거 같지 않아?’ ‘기안이가 더 좋아하는 거 같은데’와 같은 말을 나누며 바라보고 있다.(웃음)”
황지영 PD와 이경하 작가는 “기안84와 박나래의 베스트커플상이 너무 이슈가 되면서 우리도 때론 조심스럽다”면서도 “처음부터 두 사람의 관계가 그런 것도 아니고 충재씨와 같은 다른 남자도 등장하고, 그러면서 감정이 엮이는 스토리가 있어 시청자들도 감정입이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황지영 PD는 “우리는 두 사람의 감정을 일부러 엮으면서까지 그걸(러브라인을) 방송에 이용할 생각이 절대 없다. 억지도 두 사람을 엮지 않을 거다. 그들의 마음은 정말 ‘개인사’”라고 말하며 지금처럼 설정과 억지가 없는 ‘나 혼자 산다’를 지켜가겠다고 전했다. / yjh0304@osen.co.kr
[사진] ‘나혼자산다’ 홈페이지,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