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태인이 사인&트레이드 형식으로 넥센을 떠나 롯데행을 앞두고 있다. 관심은 넥센이 받아올 카드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은 채태인은 시장에서 찬바람을 맞았다. 만 36세의 나이와 최대 9억원 보상금에 발목 잡혔다. 넥센이 이적시 보상선수를 받지 않기로 했지만 FA 이적은 쉽지 않았다. 박병호가 돌아왔고, 장영석이 성장 중인 넥센의 1루에서 채태인은 중복 전력이었다.
마침 1루수, 지명타자 자원이 필요했던 롯데가 넥센과 머리를 맞대 사인&트레이드 묘수를 짜냈다. 내부 FA 최준석을 포기한 롯데는 이대호를 뒷받침할 1루수·지명타자 자원으로 채태인을 점찍었다. 넥센은 중복 자원을 정리하며 팀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기회다.
채태인의 트레이드 카드는 1명, 투수가 될 전망이다. 전력 보강 카드는 즉시 전력, 미래 자원으로 나뉜다. 홈런왕 박병호가 복귀하고, 괴물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가세한 넥센은 올 시즌 다크호스로 꼽힌다. 양대 기둥이 세워지며 전력이 안정됐다. 여기서 부족한 추가 전력이 보강되면 우승 후보다.
넥센은 불펜이 약점이다. 조상우가 부상에서 돌아와 마무리를 맡아도 중간이 허약하다. 지난해 구원 평균자책점 3위(4.61)에 오른 롯데는 불펜이 탄탄하다. 좋은 불펜 자원들이 있지만, 넥센이 원하는 수준의 구원투수가 트레이드 카드로 나올지 봐야 한다. 롯데가 채태인을 FA가 아닌 트레이드로 영입한 만큼 20인 외 보상선수급 출혈을 할 가능성은 낮다.
넥센 스타일대로 즉시 전력이 아니라 미래 자원에 눈길을 돌릴 수 있다. 넥센은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김한별(21) 김성민(24) 서의태(21) 이승호(19) 손동욱(29) 등 젊고 유망한 투수들을 데려왔다. 과거 스카우트팀이 점찍은 선수들이 대상이었다.
롯데에도 넥센이 지켜본 숨은 진주가 있을 수 있다. 넥센은 지난 2015년 시즌 후 손승락이 롯데로 FA 이적할 때 보상선수 없이 보상금 15억9000만원만 받은 적이 있다. 당시에는 넥센의 매력을 끈 롯데 젊은 선수가 없었다. 2017~2018년 입단 선수들 중 트레이드 카드를 맞출 수 있다. 2016년 이전 입단 선수라도 최근 성장세를 봤다면 트레이드가 가능하다.
채태인을 중심으로 트레이드 규모가 커질 가능성은 없다. 1대1 트레이드다. 지난해 가을야구에 탈락한 넥센은 어느 때보다 성적을 내야 할 필요성이 큰 시즌이라 주력 선수의 파격적인 출혈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올해를 끝으로 넥센타이어와 네이밍 스폰서 계약이 종료되는 만큼 구단 가치를 위해서라도 성적을 내야 한다. /waw@osen.co.kr